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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가 돼지인가?정길생 수필가 (사)국제문인협회 회원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인간은 사람이요 돼지요?” 금년 초 미국 메릴랜드대학 의료진이 돼지의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주변으로부터 자주 들은 질문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심장이 아니라 이식받은 돼지의 심장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라 돼지로 보아야 하지 않으냐는 이야기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우스개로 묻는 것 같지만 나는 그 질문을 우스개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장기이식이 일반화될 미래사회에 있어서 인간의 비인간화를 경고하는 질문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장기를 이식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식할 장기가 있어야 한다. 현재는 뇌사자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장기나 조직을 이용하고 있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증되는 장기의 수는 10%를 넘지 못한다. 그래서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약도 없이 이식용 장기를 기다리다가 죽어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처럼 턱없이 부족한 이식용 장기를 확보하기 위하여 과학자들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실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이식용 장기로는 원숭이나 돼지와 같은 이종 동물의 조직이나 장기, 사람의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만든 조직이나 장기, 그리고 기계와 전자장비를 결합하여 만든 인공장기 등을 들 수 있다. 동물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려는 시도는 사십여 년 전부터 있었지만 그 간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실패의 대표적 원인은 이종 동물의 조직에 대한 인체의 면역학적 기부반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성공을 거둔 메릴랜드대학의 의료진은 이식용 심장을 제공할 돼지의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면역학적 거부반응을 극복했다. 그들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응용하여 돼지 심장의 크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여 심장의 크기를 사람의 몸에 맞도록 조절했다. 또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인체의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돼지의 유전자도 제거했다. 그 대신 사람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인체 유전자의 일부를 돼지 몸에 심어주었다. 그러므로 이번에 이식한 돼지의 심장은 유전적으로 순수한 돼지의 심장이 아니라 사람의 심장과 비슷한 크기와 사람의 면역체계에 친화성을 갖도록 사전에 유전자가 조작된 실험용 돼지에게 얻어진 심장이었다. 그래서 이식된 돼지의 심장이 인체의 거부반응을 피하고 인체조직에 부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심장 이식을 담당했던 메릴랜드대학의 의료진에 의하면 환자는 심장 이식 후 육십여 일 만에 사망했다고 한다. 아직 공식발표가 없어 사망의 구체적인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이식 후 두 달이나 생존한 사실로 보아 이종 간 장기이식의 핵심적 난제인 인체의 초기 급성 면역학적 거부반응은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종 장기이식에 수반되는 대표적 난제를 극복한 이번의 연구 성과는 앞으로 심장 외에도 신장, 췌장, 간장, 폐, 자궁 및 피부 등 그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대한 이종 간 이식의 길을 트게 될 것이다. 나아가 사람의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만든 조직이나 기관은 물론 기계와 전자장비로 만들어진 각종 인공장기의 생산과 이식의 실용화도 앞당길 전망이다. 장기이식이 일반화되면 기능이 약하거나 병든 장기는 기능이 더욱 강화된 장기로 교체할 수 있게 되어 인간의 수명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다. 그처럼 생로병사에 관한 자연의 섭리를 뛰어넘어 인간 수명의 인위적 연장이 가능한 미래사회에 있어서 인간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는 어느 정도 충족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수반되는 부작용 또한 만만찮을 전망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출생률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생산인구는 급속도로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고령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다. 그 결과 사회의 복지체계는 무너지고 거리에 나앉는 잉여인간만 증가하는 우울한 세상이 될 것이다. 이식용 장기의 개발과 보급이 거대한 다국적 기업에 의해 주도되면서 장기의 다양화와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그에 따라 사회는 높은 가격으로 고급 장기를 이식하여 건강과 장수를 누리는 부유층과 그것이 불가능한 빈곤층으로 양분될 것이다. 의료비의 유무에 따른 사회의 양극화는 날로 심화되고 죽음 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패러다임도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 것이다. 또 각종 이식용 장기가 자동차의 부품처럼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사람의 생명도 기계의 부품처럼 생각하는 인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게 될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장기이식이 인간의 정체성에 미칠 영향이다. 기능과 내구성이 뛰어난 기계와 전자장비가 결합된 인공장기를 이식받은 경우, 그 인간은 기계인가 사람인가? 이종 동물의 장기와 전자장비 기반 인공장기를 동시에 이식받은 인간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그는 사람인가 동물인가 아니면 기계인가? 결국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인간은 더 이상 순수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이종 동물이나 기계와 융합된 혼종(混種)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사람도 아니고 기계도 아닌, 유기체도 아니고 무기체도 아닌 애매한 자아상을 갖게 될 것이다. 그처럼 인간의 자아상 자체가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조작되지 않은 순수한 인간들도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zwell, 1948~)은 2045년경이 되면 우리 사회는 현생인류가 아닌 기계인간, 즉 인간체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각종 인공장치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고도의 인공지능을 장착한 포스트휴먼(posthuman)에 의해 새로운 문명이 창조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그러한 포스트휴먼의 등장은 인류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인류 진화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했다. 즉, 현생 인류는 포스트휴먼이라는 미래인간을 인류의 진화가 초래한 필연적 결과물로 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처럼 비인간화를 수반하는 인위적 진화는 포스트휴먼을 중심으로 보면 진화이겠지만 현생 인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것은 진화가 아니라 종말로 가는 길목이 될 것이다. 현생 인류는 지적 능력이 크게 앞선 포스트휴먼과의 경쟁에서 패배하여 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행복을 증진할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각종 생물 공학적 첨단기술들이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이 세상을 포스트휴먼에게 넘겨주고 현생 인류는 종말로 이끄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인류학 등 인문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는 인간 생명의 인위적 조작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생명공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현생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첨단 생물공학의 연구에 관한 한 엄격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도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제는 우리도 생명공학이 가져다줄 경이로운 순기능에만 현혹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초래할 가공할 역기능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과 함께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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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화재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법권재영 소방사 고령소방서 예방안전과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2명의 사망자 중 4층 거주자인 1명은 화염과 연기를 피하기 위해 아이를 안은 채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머리를 다쳐 사망했다. 또 다른 사망자는 10층에 거주했던 주민으로 11층 계단에서 대피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무조건적인 대피보단 화염ㆍ연기 확산 정도와 대피 가능 여부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행동해야 한다. 소방청은 최근 공동주택 화재 피난 행동요령 매뉴얼을 상황에 따른 4가지로 구분해 배포했다. 아래 4가지 상황을 가정해 피난 행동요령을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자신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가 가능한 경우다. 화염과 연기의 영향 없이 현관을 통해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이나 옥상 등 가장 가깝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둘째, 자택 화재 상황에서 현관 입구로의 화염 확산 등으로 대피가 어려운 경우다. 이때는 대피공간이나 경량 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등으로 대피하거나 욕실에서 대기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 욕실로 이동했다면 욕실의 수도꼭지를 열어 물이 흐르게 하면 호흡에 도움이 된다. 셋째, 다른 장소에서 화재가 났을 때 자택으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다. 타 세대나 복도, 계단실, 주차장 등 불이 났을 때 세대 내로 불길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실내에서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하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아야 한다. 넷째, 다른 장소에서 화재 발생 시 자택으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는 경우다. 이 경우 대피가 가능하다면 지상과 옥상 등 가장 가까운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화염으로 대피가 어려운 상황에선 문을 닫은 뒤 젖은 수건 등으로 틈새를 막고 대기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119에 구조를 요청할 땐 동․호수 등 자신의 위치와 불길․연기 등의 상황 등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 매년 공동주택 화재로 귀중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안전의식이 해이해지기 쉬운 포근한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전기․가스 등 화재 취약 요인은 없는지, 소화기 등 소방시설 관리는 적정한지 등 평소 안전 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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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김성철 시인 (사)국제문인협회 운영위원 조이고 얽매고 간힌 세월 확장의 본성에 부가되는 억압이 서럽다 씨의 언어는 삭제되고 어이 사람에게 맞추라 하느냐 천연의 숨이 끊어지는 날 모양이 고와서 예찬이라 땅 딛고 하늘을 향해 가는 길 타고난 이정 묻혔네 존재와 부재 사이 바람과 내밀한 교합은 지워지고 정밀에 쌓인 운영이여 비오는 날에는 젖어서 좋고 눈보라 치는 날에는 고요한 침묵이 정연한 생태라 정제된 틀 안에서 일탈의 날 그리움 쌓여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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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배이산호<수필가/ (사)국제문인협회 감사> “야, 오늘 보니 너 똥배 많이 나왔구나!” 모임에서 초등학교 동창 하나가 갑자기 대화의 화살을 나에게 돌리며 큰 소리로 뜬금없이 내뱉은 말이다. 둘러앉은 친구들이 하던 대화를 멈추고 시선을 약간 불룩하게 내민 내 불쌍한 배로 모은다. 난 무슨 실수라도 한 것처럼 찔끔한 기분으로 허리를 당겨 앉았다. 친구들의 시선에 갑자기 부끄럽고 당황해져서 이 어색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졌다. “응... 요즘 배가 많이 나와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야.” 얼떨결에 변명을 하고나서도 불편한 마음은 가시지 않고 기분은 마냥 가라앉아 버렸다. 그 친구는 금방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이 다른 화제로 돌려 침을 투기며 열을 올리고 있었다. 나는 내내 그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고 불쾌한 마음은 가셔지지 않았다. ‘나도 저 친구 흉을 좀 보아 망신을 줄 걸 그랬나?’ 나만 기분이 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좀 억울한 마음이 생겼다. 그 친구는 머리가 많이 빠져 정수리가 훤하게 드러나 있는데 그걸 가지고 복수(?)를 할까 하다가 그만 내 옹졸한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참, 유치하다, 유치해! 똑같은 사람이 되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젓고 말았다. 어릴 적부터 좀 마른 편이어서 살찌는 것이 큰 소원이었다. 그때는 워낙 먹을 것이 귀하고 가난하던 시절이라 요즘 TV에서나 볼 수 있는 북한 사람처럼 광대뼈가 나온 마른 사람들이 일반적이었다. 뚱뚱하거나 배가 나온 사람은 부자이거나 돈 많은 사장으로 인정해주어서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때였다. 그런데 나는 나이가 들어 먹을 것이 풍성해지고 삶에 여유가 있게 되었지만 아무리 잘 먹어도 도무지 살이 붙지 않았다. 40대가 될 때까지는 삼겹살도 실컷 먹어보고 일부러 과식을 해도 여전히 날씬한 몸매는 변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살찌기 작전’을 해보아도 전혀 효과가 없어 아마도 살이 찌지 않는 마른 체질을 타고난 모양이구나 하고 체념을 하고 살기로 했다. 그런데 50대가 되고 나서는 슬슬 체중이 늘고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평생소원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원하지 않던 배가 나오니 불편한 점도 생겨났다. 우선 바지 허리가 맞지 않아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옷을 새로 장만해야 했다. 혈압도 높아지니 이건 아니구나 하고 이제는 운동을 해서 배가 들어가도록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걷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었다. 그런 중에 하필 말을 험하게 하기로 유명한 친구의 표적이 되어 여러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게 된 것이다. 어릴 때 코가 뾰쪽하고 눈이 왕방울만큼 커서 서양사람 같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성격적으로 예민했던 나는 그런 말이 찬사가 아니라 놀리는 말로 들려 듣기가 싫었다. 어느 날 사촌누나가 “넌 얼굴이 눈하고 코밖에 없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 노여움이 불현 듯 일어 그 이후로 그 누나를 똑바로 쳐다본 적이 없었다. 장난삼아 속없이 한 말이었겠지만 나를 이상하게 생긴 사람처럼 말한 그 누나와는 평생 서먹한 사이가 되고 말았다. ‘들은 귀는 천년이오, 말한 입은 사흘이다’라는 속담이 새삼 실감이 나는 일화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라고 여길수록 아무렇지 않게, 그리고 생각해준다는 마음에서 신체적 특징이나 건강상태에 대해 지적을 해주는 것을 친근감의 표현이라 생각한다. 대학 다닐 때 한 여학생이 했던 이야기가 떠오르면 지금도 웃음이 나오려고 한다. 그녀는 얼굴이 동그랗고 예쁘장하게 생겨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전에는 어른들이 여자 아이를 칭찬해주는 말로 “너 참 얼굴이 둥글납작하니 예쁘게도 생겼구나!”라고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칭찬해주곤 했다. 이 말은 그 시절에는 예쁘고 귀엽다는 자연스러운 표현이었는데 그 학생은 그 말만 들으면 그렇게도 속상해져서 다시는 그 말을 한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고 잘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얼굴이 너무 동그란 것도 늘 마음에 걸렸는데 거기에다가 ‘납작하다’라는 표현은 죽고 싶을 만큼 혐오스러운 말로 들렸다는 것이다. 하긴 요즘 처녀 보고 옛날 농촌에서 흔히 하던 덕담대로 ‘맏며느릿감처럼 생겼다,’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이 될까? 남자처럼 튼튼해서 힘이 세고 애 잘 낳게 엉덩이가 풍성하다는 표현일 텐데 그 말뜻을 이해하는 처녀라면 무척 기분이 상해질 것이다. 살아오면서 들어서 잊지 못하고 가끔식 생각나는 언짢은 말들이 있다. 그런데 그 말이 생각나면 동시에 그 말을 한 사람의 얼굴도 내 기억 속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선명하게 떠오르곤 한다. 마음 상하는 일이 있어 잠을 설치고 피로에 지친 날, “오늘 보니 너 참 많이 늙었구나, 폭삭 삭은 얼굴이야!” 여름이 되면 잠시만 햇빛에 노출되어도 금방 타버리는 피부 때문에 햇빛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의 나에게, “얼굴이 많이 검어졌네. 혹시 간이 안 좋은 것 아니야?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보지.” 그런 말을 듣고 나면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속으로 심술스러운 생각이 솟구치곤 한다. ‘나 늙는데 뭐 보태준 거라도 있어? 그리고, 내가 죽을병이 들었다면 자기가 뭘 도와주기나 할 건데?’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라는 옛말이 있다. 말 한마디가 삶을 활기차고 살맛나게 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지만, 또한 영원히 잊히지 않는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특히 남의 신체적 특징이나 건강상태 등을 배려하는 마음 없이 함부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우리 문화에서는 대화 상대방에게 ‘퉁퉁해졌다’ ‘살쪘다’ ‘몸이 불었다’ 같은 말은 쉽게 한다. 그러나 서양에서 상대방에게 ‘fat’라는 표현을 간접적으로도 쓴다면 ‘ugly’라는 말로 받아들여 그 관계는 아주 불편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누구나 자신에 대한 일은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표현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이제 나와 마주 대하는 사람을 기운이 나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말을 생각해보자, 자연스럽고 진솔하게 칭찬해주고 격려를 해 준다면 누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할 것이고 다시 만나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질 것이다. 찾아보면 아름다운 표현이 다양한 우리말로 누구에게나 칭찬해 줄 말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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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민족이웅재<수필가, 수필문학 상임편집위원장> 주어진 축복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사람들. 그레 바로 우리 한민족(韓民族)이 아닐까 한다. 축복을 누리기는커녕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 했던가 하면, IMF라는 엉뚱한 손님마저 맞아야 했던 우리들이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자, 6·25도 IMF도 우리 민족 반만년의 역사를 무너뜨리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반만년’은 띄어쓰지도 않는다. 우리 민족의 역사는 그렇게 시간상으로도 한 단어로 굳어져 버린 것이니 얼마나 대한하가? 그러니 이 글의 첫머리에서 말한 ‘주어진 축복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말은 단연코 취소할 수밖에 없겠다. 해서 이 글의 제목은 ‘축복받은 민족’이 되었다. 우리 민족은 추하추도의 4계절이 있는 한반도를 터전으로 살아왔다. 여름만 있는 나라, 겨울만 있는 나라, 생각만 하여도 온몸이 꽁꽁 얼어붙든가 숨이 헉헉 막히지 않는가? 어쩌다 한번 가볼 때에는 좋겠지만 사시장철 덥기만 한 나라에 가보라. 장사꾼들의 솜씨는 그런 나라에서도 밍크코트를 팔고 있다지만 말이다. 방마다 에어콘 한껏 틀어놓고 친척이며 친구들을 잔뜩 불러다 놓고 밍크코트를 입고 으스댄다나 어쩐다나. 반대로 일 년 내내 얼음이 녹지 않는 북극지방에서도 냉장고를 팔아먹은 사람이 있다니 놀랄 만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억지 상술(商術)을 부리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계절마다 변하는 산천초목. 항상 새로운 자연을 대하며 살 수 있는 행복을 왜 우리는 이제껏 모른 체해온 것일까? 60년대 이전, 우리가 가난했을 때에는 추위가 ‘웬쑤’였다. 먹을 것, 입을 것이 항상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하늘은 그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었다. 추운 지방에서 나는 농작물은 무척 차지다. 기후의 영향으로 농작물의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의 경우, 6·25를 겪으면서 ‘알락미’로 지은 밥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다. 배고픈 입에도 그 밥은 맛이 ‘별로’였다. 차지지가 못하고 푸석푸석했던 것이다. 새로 밥을 지어 놓아도 먹다가 남은 밥을 물에 빨아놓은 것 같던 알락미로 지은 밥. 나중에 알고 보니 ‘알락미’는 ‘안남미’가 음이 변한 이름이었다. 안남미(安南米), 지금의 베트남 쌀이었다. ‘안남’은 ‘베트남’의 한자명이었던 것이다. 베트남의 중부 이남은 열대성 기후이다. 거기서 생산되는 쌀이 차질 수가 없은 이유이다. 같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쌀도 추운 지방에서 생산될수록 찰기가 더해진다. 물론 품종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호남미보다는 경기미가 상품이요, 경기미 중에서도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차진 기운이 많아진다. 철원미를 먹어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챌 수 있으리라. 추운 지방, 그만큼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살아야 한다.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의 한 구절처럼 인고의 덩어리로 만들어진 온갖 곡식들, 거기엔 ‘찰기’가 없을 수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국인들의 심신(心身)은 그렇게 끈질긴 ‘찰기’로 똘똘 뭉쳐져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런 추위를 겪으면서 우리는 ‘끈기’를 키워왔다. 끈기 있게 기다리면 온갖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봄이 다가온다. 추위에 떨던 만물이 소생(蘇生)하는 것이다. 겨우내 죽은 것 같았던 대지가 살아난다. 그러나 그런 봄은 오래가지 않으니, 곧 찾아올 푹푹 찌는 여름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여름이 불필요한 계절은 아니다. 만물을 성숙시키는 것이 여름인 때문이다. 여름만 계속되는 나라하고는 다르다. 애써 가꾸던 농작물들은 그 뜨거운 여름 햇발에 온전하게 영글어 가는 계절인 것이니, 참고 기다릴 일이다. 그러면 머지않아 수확의 계절, 가을이 찾아온다. 벼이삭도 영글고, 대추, 감, 밤들도 익어서 수확을 할 수 있는 때가 된다는 말이다. 온 산과 들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곱게 물드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곧 또다시 겨울이 찾아올 것이니, 미리미리 그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한다. 네 계절을 고루 갖추고 있는 나라, 거기서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은 참으로 복된 민족이다. 게댜가 우리나라는 반도국이다. 그야말로 축복 중의 축복이다. 우리는 이제껏 ‘반도’라는 점을 대륙과 해양의 가운데 위치함으로써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아왔다는 단점만을 두드러지게 인식하면서 살아왔다. 한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반도국이니까 대륙과 해양의 양쪽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문제는 경제적, 군사적 힘이겠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과거와는 달리 무한한 발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동북아신문(http://www.dbanews.com)’의 2009. 12. 10.자 기사를 보자. “지난 8월,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우리나라 각계각층의 석학 60명이 … 연속강연을 한 적이 있다. 그 첫 번째 연사는 … 이어령 교수였다. 그날 그는 … ‘우리말에 내일이라는 순우리말은 없어도 모레, 글피라는 순우리말은 있다. 당장 나가오는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위대한 민족’이라는 말로 청중들은 감동시켰다.” 그렇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 기사에서는 ‘한국의 반도성 회복에 중국, 일본의 공존과 번영과 평화’가 달려 있다고 했다. ‘반도 국가라는 것은 한계나 약점이 아니라 축복이고 장점이고 기회’라는 것이다. 자연을 어떻게 이용하는가는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달라진다. 시련을 영광으로 바꿀 줄을 알아야 한다. 우리 민족의 특장점이라고 하던 ‘은근과 끈기’를 발휘할 때가 왔다. 우리는 항상, 축복받은 민족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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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만추<이문익 시인> 노을에 젖은 황혼이 어슴푸레 꽃 가람 물들이면 소국의 짚은 향기 물결에 흔들리고 갈잎 발자국 따라 흐르는 만추의 공허함이 바람도 없는데 파문을 일으킨다 회상의 길목에 서성이던 가을은 갈잎 나룻배를 타고 낯선 시침 따라 길을 떠나고 일렁이는 적막 속 달빛에 젖은 갈색 그림자 스며드는 한기에 옷깃을 세운다 뒤돌아보면 신기루 같은 지난날들 스러져가는 산 그림자에 묻고 별이 피는 강물에 노란 장미의 미소 지우며 낙엽 쌓인 시간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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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의정활동 펼쳐”김명국 의장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군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격려와 성원 덕에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잘 보내고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해에도 붉게 떠오르는 태양의 힘찬 기운을 받아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사랑하는 군민 여러분! 새해에도 우리 군의회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군민 화합, 복지 증진 등 군민 모두가 진정 행복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특히,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경제는 물론 농·축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어렵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복지지원 대책 강구에 힘쓰겠습니다. 아울러, 군의회와 집행부 상호간에 대화와 협치의 정신으로 고령군민이 모든 정책의 중심에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의회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자치분권 시대에 걸 맞는 전문적이고 생산적인 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발전하는 의회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9대 고령군의회는 언제나 군민 여러분들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대변자입니다.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고령군의회 소속 의원 모두는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 동안 오직 군민의 행복만을 위하여 열정을 다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드립니다. 갑진년 새해에도 군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뜻깊은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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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령! 힘있는 고령!’에 한 발 더 다가서겠습니다”이남철 군수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세계유산의 도시’ 고령으로 거듭나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오를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뜨겁게 떠올랐습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계신 군민 여러분 덕분에 지난 한 해 우리 고령은, 큰 탈 없이 고령의 밝은 미래를 그리며 달릴 수 있었습니다. 거듭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에는 더 큰 복 받으시고,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군정운영의 든든한 동반자인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에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순탄치 않은 여건이 지속되고 있어 군민의 삶을 책임지는 군수로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로 전 세계는 다시 얼어붙고, 그 여파로 인한 경제여건 악화 등 우리를 둘러싼 대외환경은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변화의 바람은 쉴 새 없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을 타고, 지방소멸의 위기를 넘어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로 가기 위해 우리는 올 한 해, 전에 없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군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라는 호재와 ‘열린 지방시대’라는 국정기조 흐름을 기회로 삼아 2024년 고령군은 무한불성(無汗不成)의 각오로 ‘젊은 고령! 힘있는 고령!’에 한 발 더 다가서겠습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민선 8기가 온전히 시작된 지난 한 해, 그동안 군민들과의 수많은 소통 현장에서 전해주신 소중한 군민의 소리를 군정에 녹여내고, 군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 공직자는 전력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노후상수도 정비사업 ▴경북형 작은정원(클라인가르텐) 조성사업 ▴고령딸기 농촌융복합 산업지구 조성사업 ▴세계유산축전 등 총 50건이 넘는 공모 선정으로 국·도비를 확보하였고, ▴대가야축제 경상북도 지정 ‘최우수축제‘ ▴국가안전대전환 집중안전점검 ‘최우수기관’ ▴재난응급의료 종합훈련 전국대회 ’최우수상’ ▴수질오염총량관리 실태 평가 ‘최우수상’ ▴일자리창출 추진실적 종합평가 ‘최우수상‘ ▴경상북도 공공도서관 운영평가 ‘대상’ 등 많은 수상으로 우리 군의 위상을 드높였습니. 이 같은 성과는 군민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에 힘입은 값진 결실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령군은 군민의 삶이 달라지는 새로운 고령을 위해, 부지런히 혁신과 변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여러분 생활주변을 둘러보면 바로 알아차리실 겁니다. 대가야 역사공원과 지하주차장 조성, 도시계획도로 정비와 야간경관 사업으로 군민의 생활에는 여유와 쾌적함이 더해졌을 것입니다. 주민편의는 높아지고, 도시의 밤은 한층 밝아졌습니다. 어린이놀이터를 개장하고, 창의교육의 장을 열어 미래의 희망인 우리 아이들이 커 가기에 더 좋은 여건들이 하나둘씩 갖춰지고 있으며, 어린이과학체험관의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생활체육 인프라 또한 갖췄습니다. 대가야 파크골프장이 공인구장으로 인증받았고, 다산 파크골프장을 개장하여 우리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였습니다. 특히, 고향사랑 기부금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며 지역에 대한 관심과 성장가능성을 보았고, 친환경 청정에너지 발전소 조성을 위한 MOU체결로 투자유치 1조원 시대로 가는 길에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생동하는 도시, 경쟁력 있는 고령을 만들어 가기 위해 2024년 새해에도 군민과 함께 힘차게 전진하겠습니다. ‘인구 5만명, 신규주택 5천호, 청년인구 5천명’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하는 ‘5·5·5 프로젝트’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위해 곽촌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신규 주거단지 조성을 지속 확대해 인구 유인을 위한 정주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대구 제2국가산업단지의 배후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 기업 유치로 고령형 기회발전특구를 만들어 지역 산업‧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청년이 모여드는 활력 넘치는 도시로 나아가겠습니다.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고령군의 랜드마크, 세계유산 ‘지산동 고분군’을 적극 활용하여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으며, 더불어, 낙동강 생태문화관광을 활성화 시켜 고령의 관광산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마침내 우리는 ‘세계유산의 도시, 고령’을 마주했고, 이제 ‘지방시대’의 문마저 활짝 여는 중대한 시기를 함께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2024년은 민선 8기 반환점을 통과하는 해로, 이전보다 더욱 새로워진 고령을 실감할 수 있는 성장의 한 해이자, 도약의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뜻하는 바를 이루어 내는 해가 될 수 있도록 군민의 목소리와 지역을 위하는 마음으로 항상 함께해 주시기 바라며, 더 커진 책임감으로 올 한해 주요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가겠습니다. 먼저,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 청년의 꿈을 현실로 펼칠 수 있는 청년희망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지역 청년의 안정적인 주거 인프라 구축을 위해청년임대주택, 천년건축 시범마을, 클라인가르텐 및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2024년 연말, 월성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첨단기술산업 중심의 유망기업들이 다수 입주하여 좋은 일자리를 대거 창출, 청년을 끌어들임은 물론, 지역 정착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일자리·창업지원센터 운영과 함께 청년 창업 및 지역정착 지원사업, 청년몰과 청년특화거리 조성 등을 추진해 나가고, 문화예술창작소 건립, 청년 예술인 창작지원 및 락페스티벌 등, 청년 문화예술 행사 등을 통해 청년중심의 문화가 지역 곳곳에 스며들어 청년이 지역사회를 힘차게 이끌고 나가는 역동적인 고령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둘째, 100만 관광객이 찾는 세계유산의 중심, 고령관광시대를 다시 열겠습니다.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역사·문화·관광 모든 측면에서, 고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유치와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방문자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세계유산 야간경관 조성, 대가야 고도 지정 등을 통해 세계유산의 보존과 역사적 가치를 제고해 나가고, 세계유산축전, 문화유산 야행 등 세계유산 콘텐츠 활용을 통해 우리 고령을,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유산의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또한, 문화예술특화지구 조성으로 지역민의 문화권 확대에 기여함은 물론, 지역의 특색을 살린 로컬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관광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이끄는 중요한 미래전략산업으로, 좌학리 은행나무숲 바래미 생태레저단지와 함께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 어북실 명품 초화단지 조성 등을 통해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거점으로 발전시켜 고령관광 100만시대를 열어 가겠습니다. 셋째, 첨단 스마트 농업의 대전환을 통해 모두가 살고 싶은 미래농촌으로 변화하겠습니다. 새로운 농업인구 유인과 귀농·귀촌인을 위한 정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청년복합귀농타운, 임대형 스마트팜 등 귀농·귀촌 통합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등 농업인력뱅크 운영, 농기계 임대사업소 조성 등 농촌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스마트 농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시설현대화 및 스마트팜 보급 확대, 과학영농 기반 구축 등으로 농업 환경변화에 따른 농업기술혁신을 선도하겠으며, 고령딸기 농촌 융복합 산업지구 조성, 농산물가공 종합처리장 설치 등 우수한 지역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과 유통 활성화를 통한 농가소득 향상으로 부자농촌을 실현하겠습니다. 고령한우 가치 신뢰도 제고 및 차별화 사업, 한돈 경쟁력 강화 및 생산성 향상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축산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축 전염병 예방 및 악취저감시설 지원 등으로 깨끗한 축산 환경,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겠습니다. 넷째, 대도시와 연접한 배후도시로서 나날이 발전하는 성장도시 고령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되고, 대구 제2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됨에 따라 배후도시로서 고령군의 중요성은 매우 커졌습니다. 다산면 곽촌지구 개발사업과 함께 상곡·좌학지구 신규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월성일반산업단지 준공에 앞서 투자유치 활성화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으며, 특히, 다산면에 집약된 산업단지 일대를 지역 성장발전의 거점,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여 진정한 지방시대의 문을 힘껏 열겠습니다. 또한, 미래성장 동력이 될 친환경 청정에너지 발전소와 신규 산업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노후산업단지 대개조사업, 산업단지 아름다운 거리 조성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산업 인프라 구축을 지속하겠습니다. 지역발전의 초석이 될 대가야 하이패스 IC, 달빛내륙철도 조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지도 및 지방도 확장 등 광역교통망을 구축하여 고령을 영호남 물류교통의 허브로 조성하겠습니다. 또한,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을 지원하고, 문화관광형 특성화시장 및 청년상인 발굴·육성 등 지역상권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다섯째, 군민 모두를 포용하고, 행복을 키우는 복지 실현으로 삶의 가치를 더하겠습니다. 사각지대 없는 복지 인프라 조성을 위해 장애인복지센터 및 노인복지센터가 건립 중이며, 일상돌봄서비스와 행복설계사 지원 등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보금자리, 따뜻한 고령을 만들겠습니다. 군민체감형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 헬시하트 사업 및 감염병 대비 태세 확립 등 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길 것이며, 산후조리비 지원 등 고령군만의 특색 있는 출산지원 정책을 추진하여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다함께 돌봄센터 및 지역아동센터 운영 지원 등 아이 키우기 좋은 최적의 도시로 나아가겠습니다. 또한,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등 재해 가능성을 넓게 열어두고, 자연재해를 예방하여 군민의 생명을 지켜내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습니다. 여섯째, 미래를 생각하는 진취적인 군정을 펼쳐 군민에게 존중받는 고령군이 되겠습니다. 2040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과 새로운 BI 및 캐릭터 개발 등을 통해 고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대가야읍사무소 이전과 성산면‧쌍림면사무소의 신축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더불어,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군 관리계획 재정비와 성장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도시재생사업,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 등을 추진하여 군민이 지역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더 살기 좋은 도시, 고령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무상급식․교복 무상 지급․고교 무상교육 등 3대 무상교육 정착으로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어린이과학체험관 개관, 창의 융·복합 프로그램 확대 등 지역 교육에 대한 폭넓은 접근과 함께 지역인재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으며, 교육발전특구 지정에 철저히 대비하여 지역인재의 지방 정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그리고 600여 공직자 여러분! 길고, 혼란스러웠던 펜데믹의 시대는 가고, 이제 우리는 무한한 발전의 기회로 가득찬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문을 과감하게 열어야 합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아득한 어둠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겨울이 모든 생명의 시작점이듯 시리고 힘겨운 지금의 시기가 더 밝은 고령의 내일로 가는 길의 시작일지도 모르기에 우리는 서로를 믿고, 용기 있게 이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합니다. 보다 나은 군정을 추진하기 위해 무수한 생각과 고민에 휩싸여도,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면 그 순간이 곧 위기가 됩니다. 더욱이 올해는 어느 때보다 재정 확보와 예산 운용에 큰 어려움이 따르는 힘겨운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관계로 지역발전을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우리가 겪게 될 난관 또한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내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에 조금은 주저했거나 이루지 못한 일이 있었더라도, 손 내민 2024년에 흔쾌히 화답하여 올해는 좀 더 높이, 힘차게 날아오르는 순간을 더 많이 만들어 냈으면 합니다. 군민 여러분의 하나된 열정과 위대한 힘을 기대하며, 한층 나아진 군민의 삶으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갑진년(甲辰年) 올 한해, 푸른 용의 기운만큼이나 역동적이고, 거침없는 군정 추진으로 지역의 대도약을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젊은 고령! 힘있는 고령!’의 목표를 향해 다시, 함께 달려갑시다. 군민과 공직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한 일상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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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밤이문익(시인) 함박눈이 이렇게 내리는 밤이면 나는 철부지 소년이 되어 하얀 들판을 지나 유년시절 동무들과 천렵을 즐겼던 꽁꽁 얼어붙은 시냇물 징금 다리를 건너 부엉이 우는 눈 덮인 적막한 산길을 마냥 거닐고 싶다 저 멀리서 미소 지며 날 기다리고 있는 너에게로 하얗게 눈사람이 되어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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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경포 나루에서깊어가는 늦가을, 유서 깊은 개경포 나루를 찾았다. 역사적 현장을 찾아가는 길은 늘 가슴 설레고 흥미진진하다. 눈이 부시게 피어난 하얀 억새꽃, 바람에 뒹구는 새빨간 단풍잎이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 시원한 강바람 타고 강물은 햇살에 반짝이며 쉼 없이 흘러간다.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강둑을 따라 떠나가는 가을과 함께 하염없이 걸었다. 고령 개진면 낙동강 기슭에 자리 잡은 개경포(開經浦)는 오랜 역사를 품고 살았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신비한 팔만대장경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일찍이 낙동강을 이용한 수운의 요지로서 소금과 곡식 등 물산을 운반하던 번창한 선창이었다. 지명도 여러 번 바뀌었다. 개산포, 개경포로 부르다가, 일제강점기에 “경” 자를 빼버려 개포 나루가 되었다. 최근에 경전을 열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개경포로 다시 개명했다. 강폭과 수심이 넓고 깊으며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묵객들이 뱃놀이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인근 청룡산 정상 청운각에 올라 굽이치는 낙동강을 바라보면 그 옛날 노랫가락 속에 노 젓는 뱃사공들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강 건너 멀리 도동서원이 눈앞에 들어온다. 개경포는 호국의 불심으로 몽골을 물리치기 위해 백성들의 마음을 모아 새긴 팔만대장경이 강화도를 떠나 서해와 남해를 거쳐 낙동강을 거슬러 온 배가 도착한 현장이라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곳에 내려진 팔만대장경 경판은 운반을 감독하는 관리와 독경을 하면서 행렬을 인도하는 스님, 경판을 머리에 이거나 등짐을 진 남녀 신도들에 의해 40Km나 떨어진 먼 해인사로 이운(移運)했다고 한다. 그들은 개경포에서 해인사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을 택했다. 그 지름길은 개경포 나루에서 동쪽으로 야트막한 열뫼재를 넘어 대가야읍을 지나 낫질재를 넘어 합천 야로로 갔거나, 아니면 회천에서 갈라지는 안림천을 따라 반룡사 계곡을 지나 미숭산을 넘어가는 길을 택했으리라. 험난하고 고된 걸음은 오직 불심의 땀방울로 씻어내었으리라. 해마다 개경포에서는 경판을 옮겨가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으며, 해인사에서는 경판을 머리에 이고 대적광전 앞마당 석탑을 도는 정대불사(頂戴佛事)가 열리고 있다. 고령군은 이런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2001년 개경포 기념공원을 조성하였다. 이운 행렬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팔만대장경 이운 순례길이란 탑을 세우고 경판을 운반해 온 선박의 모형을 전시해 놓고 있다. 넓은 잔디광장에는 개경포의 유래비와 팔각정, 주막촌과 원두막, 탐방로와 휴식공간이 아담하게 마련되어있다. 주막촌에 들러 감자전과 도토리묵을 시식하면서 넓게 펼쳐진 강변을 감상하고 옛날을 회상해 봄도 멋있고 좋으리라. 개경포에는 산과 강을 따라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아름다운 자전거길과 너울길이 부례 관광지와 대가야 수목원까지 연결된다. 부례 관광지는 넓은 부지에 숙박시설과 체육시설,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친환경 복합 공간으로 강변 문화관광 개발 선도사업에 선정돼 조성되었다. 목판 인쇄술의 새벽을 열었던 팔만대장경은 지금도 수많은 신비 속에 싸여 있다. 무려 81,258장에 5,200여만 글자가 새겨진 경판으로 하루에 꼬박 8시간을 30년간 읽어야 완독한다는 불가사의한 팔만대장경이다. 쌓아놓으면 백두산 높이와 같고, 이으면 150리나 되는 거리가 된다고 한다. 신이 내린 선물인가, 인간이 만든 걸작품인가. 흥미롭고 신비한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아! 이를 어이하리! 팔만대장경판은 고려 고종 때 완성되어 강화도에서 축하 법회를 열었다는 것과 조선 태조 때에는 강화도 선원사에서 잠시 한양 지천사로 옮겼으며, 이듬해 해인사에서 경판의 인쇄를 시작했다는 것만이 남아있는 문헌상 기록의 전부라고 한다.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제작했으며 해인사로 언제 어떻게 왜 옮겼는지. 아직도 비밀의 장막에 가려져 있다. 최초로 제작된 고려 초조대장경(初彫大藏經)은 호국 불교의 신앙으로 어렵게 완성되어 팔공산 부인사에 고이 보관되어 오다 몽골의 2차 침입 때 소실되었다. 격랑의 세월, 이런 충격을 받은 아픔 때문에 다시 정성껏 새긴 팔만대장경은 제작 장소와 시기, 과정, 이송 경로 등을 모두 극비에 부치고 문헌으로 남기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국보로 지정된 해인사 대장경판과 장경각은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심오한 진리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 법인가.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열리는 것인지! 고령 쌍림 출신 <문학세계> 신인상 등단, 경북대학교 명예교수(경제학박사)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회원, 한국가곡 <그리운 대가야> 작시, 전 고령군지 편집위원, 수필집: <어머니의 그림자>, <빠알간 석류알>, <보랏빛 맥문동꽃이 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