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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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만추

이문익 시인

이문익 시인 홈피용.jpg

<이문익 시인>

 

노을에 젖은 황혼이

어슴푸레 꽃 가람 물들이면

소국의 짚은 향기 물결에 흔들리고

갈잎 발자국 따라 흐르는 

만추의 공허함이 

바람도 없는데 파문을 일으킨다


회상의 길목에 서성이던 가을은 

갈잎 나룻배를 타고

낯선 시침 따라 길을 떠나고

일렁이는 적막 속

달빛에 젖은 갈색 그림자

스며드는 한기에 옷깃을 세운다


뒤돌아보면

신기루 같은 지난날들

스러져가는 산 그림자에 묻고

별이 피는 강물에

노란 장미의 미소 지우며

낙엽 쌓인 시간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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