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설자<시인>
흰 뼈마저도
흙이 되는 까마득한 세월
발굴의 솔질에 다시 깨어난다
살다가 묻힌 자는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지
백골로 누워 있다가
가지런한 잇바디 다물지 못한 채
할 말이 있다고
푹 꺼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대가야의 바람이 스쳐가고
불현 듯 그날의 울고 웃는 소리도
저 언덕 너머 아련히 들려오는 듯하다
오래 삭으면 고요가 되는가
오로지 기나긴 침묵만이
가야인들의 무덤을 감도는데
문득 우륵이 켜는 가야금 소리에
풀잎들이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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