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희<시인>
우아한 자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품
배울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아침에 이슬을 먹고
푸른 하늘 높이 올라 구름 속을 노닌다.
해가 지면 물안개 아늑한 강가 소나무 위에서
멋들어진 친구들과 천년을 살지.
ㅇㅎㅎ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제왕
그 누구도 감히 나를 이길 수 없다.
옛날 사나운 해적선이 폭풍과 싸우다
이제는 조용히 자고 있는 바닷속
보석이 자갈처럼 널려 있는
형형색색 산호숲에 머물다가
야자수 섬 사이에서 산처럼 잠을 잔다.
지금까지
누구도 완전하게 기록하지 못했다.
나는 학고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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