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무형 문화재 ‘사기장 백영규’·‘제와장 김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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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무형 문화재 ‘사기장 백영규’·‘제와장 김은동’

토인 백영규 ‘대가야 토기’ 최초 재현
김은동 ‘전통기와 제작소’ 만들어 연구

*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2-다 사기장(백자장) 土人 백영규

 

대가야는 서기 300년대 이후부터 차츰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굽다리접시, 긴목 항아리, 그릇받침 등 부드러운 곡선미와 풍만한 안정감이 특징인 ‘대가야 양식토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기까지만 해도 1,400여 년간 대가야 토기 제작의 명맥이 끊어져 이를 다시 만들 수 있는 도예가가 없었다. 토인 백영규는 흙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시도를 거듭한 끝에 우리나라에서는 대가야 토기를 최초로 재현한 도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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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토기 방울잔]

 

규범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분청은 조선인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빚어낸 그릇이다. 예술성과 기교조차 뛰어넘은 장인정신의 총화이며, 자연을 품은 생활용기이기도 하다. 토인 백영규는 분청사기에서도 상감, 인화, 박지, 철화, 귀얄, 덤범 등의 기법을 통해 한국미의 원형을 재현하고 있다.
[분청사기 어문호-철화]

토인 백영규는 고려청자, 조선백자, 막사발의 원류가 가야토기라고 판단해 10여 년 동안 토기흙을 발굴 수집해 가야토기 재현에 몰두했다. 발굴 현장과 박물관 등을 찾아다니며, 100여 종의 가야토기를 수집하고, 토기 제작과 연구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발형기대, 통형기대, 우개고배 등을 재현해내며 결실을 맺었다.
2006년 덕곡면 백리에서 고령 백자터가 발견됐는데, 덕곡면 백리 가마터는 조선 후기 백자사발을 대대적으로 생산했던 도요지로서 이 도요지는 백영규 대표의 조부가 가족과 함께 1900년 초기까지 고령백자 사기그릇을 생산하던 곳으로 판명됐다.
이에 백영규 선생은 발굴과 자료 수집을 통해 고려 백자 재현에 몰두했고, 마침내 고려 백자 재현에 성공해 2009년 11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주요 활동 내역으로는 1982년 한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을 했으며, 1983년~1987년 대구 공업대 강사를 역임했다. 1992년 일본 신호 문화원 초청으로 조선 막사발전시를 했으며, 청주 국제 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로 활동을 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고령문화원 부원장, 경상북도 도예협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경상북도 도지사 표창을 받았으며, 고령국민 문화상을 받고 2008년 보광 차문화 연구원 올해의 명다기전 봉상을 수상했다.
토인 백영규는 고령지역의 소박한 백자 사발을 잘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재료 조달부터 성형, 정형 시유와 전통 망댕이 가마를 통한 번조 과정이 전통 방식을 잘 계승 발전시킴으로 한평생 흙과 유약에 대한 연구와 실험 정신으로 후학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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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다완(辰砂茶碗)]

 

조선사발은 일본으로 건너가 국보가 된 가장 대표적인 찻사발이다.
무심하지만 자연스럽고, 당당한 자태가 기교를 부린 다른 그릇들과는 격을 달리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고려다완(高麗茶碗) 연구자인 하야시아 세이조는 “이 다완들은 조선시대의 막사발이기는 하지만 우리 일본인들에게는 신앙 그 자체이며, 마음을 평화롭고 한없이 기쁘게 했으며, 우리에게는 신(神)과도 같은 존재이다.”라고 표현했다.
토인 백영규는 1969년 일본 최초의 도자기 국보 기자에몬 이도다완을 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그의 사발을 본 일본인들은 붉은 빛이 잘 어우러진 모양이 가을날의 단풍색을 보는 것 같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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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발]

 

청화백자(靑華白瓷)– 초벌구이한 백자 위에 코발트를 안료로 그림을 그린 후 백자 유약을 시유해 구운 자기이다. 철화백자(鐵畫白瓷)- 백자의 태토에 산화철 안료를 이용해 시문한 후 환원염으로 소성한 백자를 말한다.
토인 백영규는 도예인생 70년 고희(古稀) 기념으로 우리 시대 수묵화의 종장(宗匠) 소산(小山) 박대성(朴大成) 화백과 도화(陶畫)의 콜라보 작품 창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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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매화주병]


가장 한국적인 곡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달항아리는 도자기를 만드는 모든 이들이 꿈꾸는 그릇이다. 토인 백영규의 달항아리는 전통 달항아리의 기형과 수법을 가장 정확하게 재현했다는 평을 듣는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그릇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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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달항아리]

 

토인 백영규는 위대한 과거의 유산을 되살리는 한국 전통미의 재현을 바탕으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도예정신이 살아 숨쉬는 창조적인 다도구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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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구]

 

*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48–고령 제와장 김은동


제와장은 기와를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기와는 건축물의 지붕에 빗물이나 습기가 새어들지 못하게 덮어씌워 침수를 막고 흘러내리게 해 지붕 밑에 있는 목재의 부식을 방지함과 동시에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한때 장식적인 효과와 더불어 권위와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기와는 암키와와 수키와가 있으며, 부속장식 기와로는 암막새와 수막새, 귀면기와, 치미(치尾), 용두(龍頭), 망와(望瓦) 등이 다채롭게 개발됐다.
1972년 ‘고령한와’를 운영하던 선친 김영하 옹의 뒤를 이어 기와제작에 입문한 김은동 씨는 지금까지 50년간 기와제작 기술을 연마했고, 수많은 국보나 보물, 중요문화재에 기와를 올렸으며, 이러한 공로로 2009년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을 수상했고, 2023년 2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48-고령 제와장으로 지정됐다.
입문 이후, 1990년부터 복원 중인 경복궁 복원 공사에 강녕전, 교태전을 비롯해 동궁 권역, 태원전 권역, 경회루, 근정전, 흥례문, 광화문과 그 외에 수제전통기와로 이어진 계조당을 비롯해 33년간에 걸쳐 전통기와를 만들어 올렸다.
또한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 창덕궁 인정전, 금산사 미륵전, 화엄사 각황전,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대웅전, 해인사 팔만대장경각, 법주사 대웅전, 팔상전, 흥인지문 등에 사용된 각각의 특대와는, 그 크기뿐만이 아니라 색상과 문양 등을 시대별로 완벽하게 복원, 제작해 올림으로서 그 상징성과 의미를 더 했다.
문화재의 보수나 복원에 사용되는 전통기와는 문화재의 시대별 특성과 용도, 지리적인 토양과 기후의 차이 그리고 옛 제와장의 기능과 취향에 따라 전통기와의 색상과 문양은 물론 규격, 물성 등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축물마다 세밀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서로 다른 부분을 복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전통기와의 복원은 제작자의 열정과 성의 그리고 끈기가 없이는 제대로 된 복원은 불가능하다.
김은동은 이렇게 복잡한 전통기와의 복원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 하나하나 전통적인 제법을 복원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 재현된 기법으로 만들어진 수제전통기와를 중요문화재의 지붕에 올렸고, 지금도 이러한 제작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전통기와의 고유한 제작기법의 완벽한 복원을 해 전통기와의 가마와 도구, 그리고 기법에 대한 사료를 끈질기게 연구해 왔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전통가마인 등요를 복원하고, 이어져 내려온 전통기와 도구를 정리해 제작기반을 확보한 후 ‘전통기와 제작소’를 만들어서 직접 제작하며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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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박노봉 기자
자료제공: 고령군 문화유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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