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전(法典)이 최후 보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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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법전(法典)이 최후 보루(2)

万 折<문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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万 折<문필가>

 

 

오래 전 있었던 유력 정치인(이재명)의 대법원 판결이 떠오른다. 그의 정치생명이 걸린 최종심이었는데, 판결문의 핵심은 ‘적극적 거짓말’이 아니라 ‘소극적 거짓말’이니 무죄라는 거였다. 구차한 ‘적극’과 ‘소극’을 끌어댔다. 유무죄가 가부 동수였는데, 결정적 키맨이 위에 언급한 대법관이었으니 이하는 물을 것도 없다. 그 키맨이 누구인가. 김만배가 댄 핑계는 대법원 청사 지하 이발관 출입이라지만 사실은 여덟 번이나 권승일 대법관과의 면담인 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일반인은 신분 밝히는 건 물론 누가 누굴, 무슨 용건인지를 세세히 기록해야 함인데, 제집 드나들듯 했다니 이게 상식인가. 이재명의 ‘십년지기’인 정성호는, ‘새 알리바이 준비, 위로와 격려차’로 구금된 피의자 특별면회를 했다니 삶은 소대가리가 또 웃겠다.
한참 전 민망하게도 ‘법꾸라지’가 세태를 풍자한 때도 있었다. 그것도 장삼이사가 아닌 ‘고관대작’이 그랬으며, 지금은 입에 걸기도 지겨운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궤변으로만 일관하니 ‘신법꾸라지’가 나왔다. 출석 안 한다 했다가 나가서는 없는 죄 조작하여 ‘3류소설’ 창작이라는 그 능변 쏟고, 궁하면 택하는 묵비권도 이젠 쉰내난다. 피의자의 묵비권과 함께 ‘서면답변’도 철폐하라. 그 ‘당당함’의 오만은 어디로 숨었나. ‘검찰의 칼춤을 본 국민이 통곡한다’ 했는데, 누가 누구 때문에 나온 통곡인지 그 궤변으로라도 증명하라! 법꾸라지가 아니라 능수능란의 ‘말꾸라지’라는, 불명예를 씌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체포영장 발부가 예고된 상황에 불안을 감지했는지 비판적 야 의원들에 ‘맨투맨’의 애소 작전도 펼치고 있다. 치졸하고 참 애잔하다.
이 기회에 꼭 묻고 싶은 게 있다. 하루 일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 무슨 생각을 했으며, 뇌의 작동이 어땠을까가 몹시 궁금하다. 언론으로부터 정곡을 찔렸을 때 제때 답변 안 하고 ‘쉿···’이거나, 동문서답에 대한 성찰인지, 아니면 맹자 성선설의 본성으로 돌아가 양심적 고백이라도 하는지가 가장 의문이다. 세속에서 쓰는 말 ‘양심에 찔리는···’ 것도 있는데 어느 쪽이며, 개딸들 말고는 비판적 시각이 더 많은 것도 좀 알라!
역시 지겨운 조국(법무장관) 문제. 자녀 입시, 사모펀드 등을 두고 두 세력으로 갈려 싸우더니 조국이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무죄에는 재판부에 감사를 표하고 유죄에는 항소하겠다는 호언(豪言)만 흘린다. 점입가경은, 비리의 중심에 섰던 그 딸이 얼굴 공개하며 부끄럼도 없이 떳떳이 살겠다고 만용(蠻勇)을 부린다. 그럼 아버지는 물론 복역 중인 어머니는 어쩌려고? 어느 논객은 ‘죄의식 결핍 가족’이라 직격한다.
2년형 받은 조국이 물실호기(勿失好機)를 노리기나 했는지 쓴 저서를 주군(문재인)에게 줬다. 그는 조국에게 ‘역량 확인, 안타까운 마음, 법과 정의···’ 등 칭찬 일색이었으니, 정말 몰염치다. 조국 물러날 때 ‘마음의 빚’을 이제 갚는 모양새다. 최고 권력을 휘두르고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편을 갈라 나라를 온통 아수라를 만들어 놓고도 ‘초록동색’만 찾는, 끝내 두 쪽으로 가르는 행태를 공공연히 노정(露呈)해서야 되겠는지 참 유구무언이다. ‘잊혀지고 싶다’가 무색하다.
성향 따라 지금 법치가 흔들리곤 있지만, 어쨌거나 야당대표와의 국기를 흔들 만한 ‘상씨름’은 진행 중이니 언젠간 결판이 나는 날 한 쪽은 ‘폭망’이 명약관화다. ‘성향이 좌우한다’지만 그래도 법전(法典)이 최후 보루라는데, 현실은 ‘글쎄다···?’일 수밖에 없다. 법원도 검찰도 50억 클럽과 윤미향 사건 판결을 보고 신뢰할 국민이 얼마일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물론 극렬 지지층(무조건 지지)은 제외하고…. 
‘독자 없는 글’ 끝내며 신물 나는 여와 야에 충고를 보낸다. 당대표 뽑는 여당은 ‘간신배’, ‘탈당과 탄핵’이 쏟아지는 아비규환이고, 야당은 이재명 방탄의 가면을 쓴 탄핵에만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양새가 애처롭다. 하지만 모처럼 청량제(淸凉劑)가 나와 그나마 다행이다. 탄핵 등 주요 사안의 키포인트인 정의당이 1야당 이재명을 보고 ‘불체포 특권’ 포기와 ‘김건희 특검법’에도 제동을 걸었으니 말이다. ‘포기와 제동’이 나오자말자 우르르 개딸들의 말폭탄이 터지니 그 목소리가 관철될지의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하도 이해득실에 따라 변화무쌍의 정치판이니 역시 ‘글쎄···?’다. 제발 이번만은 당명(黨名)의 소명(召命)대로 실천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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