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금숙(동시인/스토리텔링 동화연구가)
쾌락의 오물로 창조되어
기어이 뚫고 나온 매립지 위
꽃 한 송이
거친 줄기마다 피가 맺히고
시커먼 토양과 함께 찢겨 나온 꽃잎들은
오물의 양분을 빨아 먹고
독하게 돋아 올랐다
꽃 입술이 열릴 때면
썩은 향기로 날아올라
코끝을 마비시키는 매력
추악한 벌레들이
난잡하게 꽃으로
파고들게 하는 견인력
거대한 꽃
절정의 꽃
이 시대의 걸작
시체 꽃 한 송이가
아름답게
아름답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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