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수, 제8회 경북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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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수, 제8회 경북작품상 수상

「안부 도시락에 관한 이야기」 수상작으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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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김청수 시인, 강인순 한국문인협회 경북도지회장

 


지난 3일 안동시에서 개최한 2022년 경북문인협회(회장 강인순)주최 송년문학축전 행사에서《제8회 경북작품상》에 김청수 시인의「안부 도시락에 관한 이야기」시(詩)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시인은 근작 시집『바람과 달과 고분들』에서도, 한국 원형 미학의 아름다움을 ‘고분’을 통해 절실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김청수 시인은 2005년 시집『개실마을에 눈이 오면』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지난 2014년 계간지『시와 사람』신인상을 수상했고, 창작과 의식문학상, 고령문학상, 대구의 작가상, 전국문예지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차 한잔 하실래요』,『생의 무게를 저울로 달까』,『무화과 나무가 있는 여관』,『바람과 달과 고분들』등을 출간했다.
쌍림면 개실마을 출신인 김 시인은 현재 대구시 달성군 자원봉사센터에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다. 봉사 현장에서의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한(恨)을 서정적인 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대한민국자원봉사센터' 대회에서 '대구광역시연합센터' 대표로 '한국자원봉사센터장' 상을 수상했다. 고령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계간 『시와 늪』 심사위원, 계간『시 하늘』운영위원, 대구시인협회 이사, 대구문인협회 이사, 달성문인협회, <시목>, <함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붉은 노을이 깔린 퇴근길에서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북문인협회의《올해의 작품상》에서 그는 이렇게 작품 세계를 피력했다. “부재와 존재 사이에서 어두운 현실을 녹여내려는, 제 시의 행간을 심사위원님들께서 잘 읽어 주셨다고 여깁니다. 저는 늘 고향의 달빛과 고분(古墳)의 시간을 노래하여 왔습니다. 하여, 제 시는 깊은 슬픔과 그리움의 무늬가 비칩니다. 자나 깨나 시의 끈 하나 붙들고 간절한 마음만 품고 삽니다. 문득, 어린 날 여윈 어머니가 간절히 보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 시를 작품상에 선(選)하여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세계와 사물 사이에서 서정의 노래를 줄곧 불러왔다. 흘러간 모든 것들이 느린 물살 속에서 길게 흔적을 남기며 흐르는 것을 시 속에 담았다. 시인에게 있어 문학이란 모든 것이 경전이고 법문이며, 문장이고 언어였다. 문청 시절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그래서 이번 수상은 더욱 김 시인에게 의미가 크다. 지천명을 지나면서 중기의 새로운 시 세계에 들어가고 있는 김 시인의 시력은, 고령의 자랑이자 한국문학의 새지평을 쓰고 있다.
경북작품상 수상작 시(詩)를 소개한다.

 


안부 도시락에 관한 이야기

                        김청수 시인
아침나절 끌고 온 자동차에
몇 가마의 땀방울로 만든 안부가 옮겨졌습니다
자동차 안의 공기가 따뜻해져 가기 시작합니다
 
안부는 오는 게 아니라 다니러 가는가봅니다
굽은 들판도 지나고, 좁은 골목길도 지나고
낮은 지붕도 높은 지붕도 지나
해와 비바람과 햇볕들이
안부 도시락 속에 옹기종기 들어앉아
만나는 이웃에게 웃음을 전해주는 장면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안부 도시락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털목도리와 모자를 눌러 쓴 그녀의 자동차가 다시 마을 쪽으로 돌아갈 때
 
화원이나 현풍이나 옥포나 논공이나 유가나 다사라던가
혹은 구지나 하빈이나 가창의 안부 소리도
안부가 전하는 웃음소리도 혼자서는 쓸쓸한 계절입니다
 
안녕과 안부를 묻고 안부 도시락을 전달할 때 안부는 웃으며
낮은 계절의 모퉁이를 돌아가던 점심 무렵이기는 하였을 것입니다

최종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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