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줄 알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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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마운 줄 알라! (1)

万 折(문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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万  折(문필가)

 

여러 정부를 거쳤지만 이런 정부는 처음이다. 과거에도 여소야대가 있었지만, 싸우면서도 할 일은 했으며 지금같이 딴죽만 걸지는 않았다. 현 정부여당이 낸 법안 하나도 처리해 주지 않으면서 감사원 ‘감사법 개정’, ‘노란봉투법’ 등 55개 법안은 통과시키겠다고 ‘170석 공룡’의 망치만 휘두르겠다 한다. 모두가 자신들 비리를 합법화하고 정부 정책 발목잡기가 전부였다. 용산 대통령실 예산은 모두 삭감하면서 말이다.

악재는 악재를 부르고, 불행은 예고 없이 온다더니 ‘이태원 참사’가 터져  150여 명의 압사자가 나왔다. ‘누가 우리 애 이름 넣어 달라 했나’의 애절한 목소리로 유가족이 반대한 그 명단을 ‘민들레회’와 ‘더탐사’가 공개해 평지풍파를 불렀다. 주한 대사관으로도 항의가 왔으며, 친문 인사 인권위원장, 항상 진보편에 섰던 민변도 우려를 표했다. 이번 사태를 보니 일부이지만 ‘정의구현사제단’의 맨얼굴을 알게 한다. 이런 성직자들이 ‘유가족의 피눈물 나는 슬픔을 알기나 하느냐’는 격렬한 비난도 나왔다. 공공선과 사회 정의를 참칭(僭稱)하는 자들이라는 직격도 나왔다. 참으로 비통하다.

민들레회? 민들레는 인(忍) 강(剛) 예(禮) 등의 ‘아홉 가지 덕’이 있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 구덕초인데, 왜 그와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는가. 유족이 반대하는 명단 공개를 왜 굳이 강행하며 남의 불행을 들춰내 대리만족을 하려는가. 공개 취소하려면 신분을 밝히라 하니 무슨 아귀(餓鬼) 집단인가. 

게다가 야당대표는 ‘대장동’과 선거법 위반 혐의의 조사를 앞둔 이 시점이니, 기회는 왔다하고 이 참사를 비리 방탄막과 대정부 투쟁의 방향으로 전환하는 호재로 삼았으니···. 겉은 애도를 가장하지만 속은 의기양양, ‘너희들 잘 걸렸다’라는 모양새가 뻔히 보인다. 

점입가경이라더니 야당대표는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의총을 소집하여 ‘대장동 의혹 대응교육 설명회(프레젠테이션)’도 가졌으며 각 지구당에는 추모 천막도 설치하라 한다. ‘세월호 팔이’로 재미 봤는지 역시 ‘이태원 팔이’도 시도하고 있다. 대장동 사건(이재명) 때문에 극단적 선택한 자(김문기)는 모른다는 패륜(悖倫)적 행태를 보이더니, ‘이태원 희생자’는 신상을 밝혀야 추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지휘(당대표)에 따라 ‘비리 방탄막(당원)’의 조종간(操縱桿)을 잡고 있으니 공당인지 사당인지 모르겠다. 역시 ‘방탄대장’임을 선포하고 있다.

더 가관인 일이 터졌다. 직함만 들어도 가장 순정해야 하며 만인의 스승이어야 할 종교인들의 만행이 공공연히 터졌으니 말이다. 동남아 국제회의에 참석 중인 윤 대통령을 김규돈 신부가 ‘윤 대통령 부부가 탄 전용기가 추락하기를 비나이다’로 썼으며, 박주환 신부는 추락하는 윤 대통령 부부의 합성사진까지 올렸다. 웃는 이모티콘까지 실었다. 사실 난 윤 대통령 정책 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국가 최고 책임자인데, 인륜이 뭔지도 모르나. 항상 대척점에 선 정치인도 그러진 않는데, 하물며 종교인이···.

이런 상황을 뭐라 해야 하나? 나는 특정 종교는 없지만 그래도 천주교를 신뢰했는데, 길에서 천주교당 간판만 봐도 존경 받는 김수환 추기경을 떠올렸는데 이번 행태를 보니 실망을 넘어 경악(驚愕)이다. ‘사이비 종교’도 아닌데 어찌 대통령을 이리 저주할 수 있나. 사랑과 용서, 화해를 강령으로 하는 종교인이 저주를 퍼붓다니···. 시정아치와 뭐가 다른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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