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하는 행복 고령교육을 펼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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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다 함께 하는 행복 고령교육을 펼치겠습니다”

고령교육지원청 기세원 교육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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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역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명사들을 찾아 대담을 통해 철학과 소신 등을 듣는 지면을 마련했다. 이번호에는 달성군 다사면이 고향이며, 대가야읍 내상리가 외가인 기세원(61) 교육장에게 어린 시절 외가에서 뛰놀던 추억과 고령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대담을 통해 들어본다.  대담/최종동 편집국장

 

- 어머니 고향(외가)에 부임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고령은 늘 그리움이었습니다. 외할머니 품 안에서 잠들던 포근한 기억과 자유롭게 뛰어놀던 낫질의 개울, 풀내음 가득한 골목들, 고령 시장에서 피어오르던 소구레 국밥의 구수한 향은 살아오는 동안 늘 가슴 한 곳에 자리 잡은 아련한 추억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삶의 힘이 되었습니다.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꼭 한번은 고령의 후배들을 위하여 열정적으로 교육을 펼쳐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여러 번 고령 근무를 희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령에서의 근무는 실현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지니고 교직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2022. 3. 1.자 고령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임명받고 벅찬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유년의 추억이 삶의 중심이 되어주던 고령에서 교육자로서의 근무는 많은 기대와 설렘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라나는 고령의 후배들이 미래사회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꿈 실현의 초석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계획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마지막 교육 혼을 불태우고자 합니다.
 
- 고령교육의 지표와 교육목표
 
우리 교육지원청은 ‘함께 여는 희망 교육 더 빛나는 대가야인 육성’을 지표로 ‘배움이 즐겁고 행복한 교실, 미래로 나아가는 창의융합교육,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복지,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가야인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학생 주도형 수업 확산, 학력 향상과 인성 및 문화예술 교육 강화로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으며 경북예비미래학교(성산중, 쌍림중) 운영, 경북형 공동교육과정 운영, 대가야 꿈 찾기 진로캠프 및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맞춤형 방과후학교 및 돌봄교실 운영, 성장을 지원하는 동행 교육, 학부모 교육비 지원,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운영을 통해 교육수요자가 만족하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 좋은 마음, 좋은 행동으로 건강하고 따뜻한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의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이 신나고 즐겁게 배우며, 앞서가는 미래교육으로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초 기본에 충실하며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보살핌과 배려,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복지 실현과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 소통과 협력으로 함께 열어가는 학교문화 조성으로 모두에게 신뢰받는 ‘다 함께 하는 행복 고령교육’을 펼치겠습니다.
 
- 교육철학이나 좌우명
 
학창 시절부터 《한서(漢書)》의 〈조충국전(趙充國傳)〉에 나오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의 뜻을 좋아했습니다. 이는 한 번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훨씬 좋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계획, 집행할 때 현지를 한 번도 답사하지 않고 탁상공론에 매달린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고사성어입니다.
저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여기에 더하여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을 중시하였으며, 매사 긍정적 생각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적 판단과 함께 경험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자신보다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한 부모의 공통된 마음과 조급함을 잘 알게 되었으며, 자녀들은 부모의 칭찬과 격려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고통으로 자란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은 실패를 통한 성공의 기쁨과 책임감을 느끼며,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며 성장하도록 지켜봐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학생들이 실패의 두려움보다는 후회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격려하고, 응원, 지지하며 기다려주고자 하였습니다.
 
- 교육자로서 보람 있었던 일
교육을 하는 사람은 가르치는 아이들이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주변의 친구들을 괴롭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들만 골라서 하는듯한 반항기 가득한 학생이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으로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교육자만이 볼 수 있는 기적입니다. 또한 여느 날이나 다름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선생님! 저 기억하시는지요? ○○○입니다. 친구들 몇 명이 오랜만에 모여 식사를 하면서 고등학교 때 이야기를 하다가 선생님 생각이 나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뵙고 싶습니다.”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교사임에 행복합니다. 훌륭하게 잘 자라 어른으로서 제 몫을 다하고 살아가고 있는 졸업생들의 소식에 교사임을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말썽꾸러기로 학창 시절을 보낸 녀석들이 사회에서는 반듯한 사회인으로서, 부모로서 제 역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세상 만물 중에 필요 없는 것이 없듯이 세상 누구에게나 제자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며, 제 위치에서 살아가는 소식을 전해 올 때마다 ‘가치 있는 것들을 쓸모없게 만들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학생, 학부모, 선생님, 지역민에게 당부의 말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진행되며 학교를 비롯한 모든 생활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새로운 가치의 융합이 필요한 미래사회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방향을 놓치지 않으며 변화와 노력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교육을 얘기할 때 저는 ‘줄탁동시(啄同時)’를 떠올립니다. 병아리가 부화할 때는 달걀 속에서 울부짖고(), 어미 닭이 밖에서 그 소리를 듣고 쪼아주는(啄) 행위가 동시(同時)에 이루어졌을 때 병아리가 깨어 나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교육도 학생들은 학습 의욕에 찬 애탄 목소리()를 내거나 그 태도를 보이고 선생님과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 성의를 다해 가르치는(啄) 행위가 동시(同時)에 이루어졌을 때 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 역량을 키우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학부모님께서는 단편적인 지식을 많이 주입한 학생을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늪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초등학교 때 잘하는 아이가 있고, 커 갈수록 더 잘해가는 아이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시고, 지치지 않는 기다림으로 학교와 학생을 믿고 학생들이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은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위해 항상 연구하고 실천하며 성찰하는 자세로 함께 성장하는 교육풍토 조성에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와 성장에 지역민께서도 관심을 가지시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고령교육 발전을 위하여 자치 단체에 바라는 점
 
고령의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고, 초·중·고 학생들도 매년 감소하여 이대로라면 10년을 유지할 학교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가 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고령군의 고령자 중심의 복지 정책은 젊은 층의 유입을 유도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젊은 층을 주변의 대도시로 유출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인구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령군은 젊은 층이 삶의 터전을 고령군에서 꾸리고자 하는 의지를 가질 수 있는 유인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새롭게 당선된 이남철 군수님의 “들썩들썩 젊은 고령”이라는 군정 슬로건과 제시한 고령군 미래 청사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고령 교육의 장으로서 지자체에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365일 돌봄 체제 구축을 위한 학교와 지자체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청년층이 자녀 돌봄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지자체의 돌봄센터 구축으로 등교 전 시간과 하교 후 시간에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하여 식사제공, 각종 특화된 프로그램을 생업을 마무리하고 귀가하는 시간까지 운영하면 젊은 층이 자녀 보육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생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지자체의 돌봄 운영에 집중하는 정책이 가까운 대도시에 알려지면 청년층이 자연스럽게 이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둘째, 학생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예산지원으로 교육비 부담 없는 복지 정책이 필요합니다. 유·초·중·고 학생들의 입학 물품 지원 및 중·고등학생 교복 지원, 기숙사비 지원으로 돈 걱정 없이 학교를 보내는 교육복지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셋째, 특성화계 고등학교인 고령고등학교뿐만 아니라 관내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고령에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졸업생들을 위한 ‘청년창업센터’ 건립 및 창업에 필요한 예산의 지원, 머무를 수 있는 주거 공간 지원으로 졸업 후에도 고령 군민으로 정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다양한 정책이 과감하게 계획되고 실현되어야 합니다.
넷째, 교육활동의 활성화와 학생들의 체력증진을 위하여 충분한 교육재정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역의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 소외가 발생 되지 않도록 교육교부금이 순수하게 교육지원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교육교부금이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와 교육지원청과의 충분한 협의가 요구됩니다.
 
- 그 외에 하고 싶은 말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지나친 지식 전수형 교육에 치중하던 지난 시절의 인재 양성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서 전문성을 터득해갈 수 있는 인재를 발견하고 교육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학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인재가 요구되며,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며 배우는 인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나 많이 아는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학교 밖 세상에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며 생각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우리 교육의 당면과제이자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학부모님과 지역사회에서는 지치지 않고 기다려주며 끊임없는 지원과 격려로 힘을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가치의 융합이 필요한 미래사회는 자신의 생각을 주도적으로 펼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적의 교육환경을 조성하여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고 교직원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지역사회와 학부모에게는 희망과 신뢰를 주는 고령교육 실현을 위해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다 함께하는 행복 고령교육’을 위하여 교육 가족 모두의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족 사항: 배우자 조영란, 자녀 1남 1녀 •성명 : 기세원(寄世元) •생년월일 : 1961년 대구 달성군 다사면 출생 •학력 : 1985. 2.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상업교육과 졸업, 1993. 2.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군경력 : 1987. 6. 30. 학군(ROTC) 23기 만기 전역(육군 중위), •교육경력 - 1988. 9. 1. ~ 2011. 2. 28.죽변고, 구미여자상업고, 문경고, 울릉고, 봉양정보고 근무, - 2011. 3. 1. ~ 2016. 2. 29.경상북도봉화교육지원청, 경상북도교육청 학생생활과 장학사 근무, - 2016. 3. 1 ~ 2017. 8. 31.금오고등학교 교감 - 2017. 9. 1 ~ 2020. 2. 29.경북드론고등학교, 석전중학교 교장 - 2020. 3. 1. ~ 2022. 2. 28.경상북도봉화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 2022. 3. 1. ~ 현재 경상북도고령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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