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 정통 ‘뻔뻐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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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후안무치? 정통 ‘뻔뻐니스트’?

万 折(문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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万 折(문필가)

 

저급한 말로 ‘피 터지게’ 싸우던 대선은 끝났다. 패자는 바로 ‘부족했다, 감사하다’며 깨끗이 승복했으니 분란 후유증(?)은 기우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밀월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인수인계를 두고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핵심 공방은 청와대를 국방부(용산)로 이전하려는 데서 촉발되었다. 이를 본 현 대통령은 한번 논의도 없이 추진한다고 하여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은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며 ‘임기 마지막 날 밤 0시까지 헌법이 부여한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호언했으니, ‘힘 자랑’에 다름 아니었다. 대통령이 한 말이라 믿을 수가 없다. 격노(激怒)도 좀···.
이에 대해 이전 쪽은, 5년 내내 북 도발과 위협에는 눈 감고 심지어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에는 대통령은 “방사포”라 하는가 하면 “불상(不詳)의 발사체”라 했으니,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呼父呼兄·호부호형] 홍길동전의 학습이 되고 말았다.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워지는 상황인데도 잠자느라 몰랐다니 이게 정상국가인가. 게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북이 핵 개발에 전력 질주한다’고 경고해도 북에는 오로지 ‘종전 선언’에만 애걸복걸했다. ‘천안함 폭침’을 ‘우발적 사건’이라 하고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하는 것도 군통수권자가 누리는 특권인가. 국무회의 때 ‘낚싯배(유람객) 사고’에 묵념도 하는 대통령이었으니, 참 유구무언이다. 
나도 처음엔 광화문 청사도 반대했다. 현 청와대를 가능한 한 리모델링을 하고 특히 600m 떨어진 비서동이라도 옮겨 구중궁궐이라는 불명예를 제거하는 시스템만 구축해도 될 것을, 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청와대를 없애려 하는지가 몹시도 마음에 걸렸다. 오죽했으면 ‘접시 밥도 담을 탓’이며 세상사 모두가 ‘제할 탓’이라는, ‘우물 안 개구리(井底蛙·정저와)’의 속 좁은 생각을 다 했을까. 더구나 코로나와 우크라 사태의 파고까지 덮쳐 경제적 어려움이 클 때 재난 손실보상에 쓰면 어떨까 하는 단견(短見)을 말하기도 했다.
그랬는데 찬반 의견 분분함을 보니 나도 판단이 흔들렸다. 이런 중대사에 졸속 추진은 안 된다고 했다가, 금과옥조인 주권재민의 시대에 쉽게 소통하고 ‘제왕적 대통령’만은 아니길 바란다는 뜻으로 치환(置換)됐기 때문이다. 독선과 아집도 없고 권위주의 권좌가 아니라 온 국민의 봉사의 자리여야 한다는 말에 방점을 찍었다. 제발 ‘문고리 3인방’의 장막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이기도 했다.
한은총재 임명을 두고는 지명자 쪽은 ‘이 사람 어때?’ 했더니 지나가는 말로 ‘사람은 좋지···’가 충분한 협의라고 하며 덜컥 임명해버렸다. 아예 협의조차 없었다고 일축하니 정 그러면 있었던 말 폭로하겠다고 윽박지르고 상대는 하려면 해보라니, 아이들 골목대장놀이 같다.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를 대통령이 임명하겠다고 하니 권력의 추(錘)를 감지했는지, 감사원장의 제청이 없는 임명은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대선 패자 쪽은 자숙은커녕 5년? 금방 지나간다가 나오고, 윤석열의 5년을 없는 세월로 치겠다도 나왔다. 강경파 한 의원은 ‘윤석열 뜻대로 안 될걸’이라는 협박에 가까운 말을 예사로 한다. 공룡의 172석 앞에 거칠 것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취임도 전 ‘태풍’을 예고하니 대처는 어떻게 할까, 향후 5년이 참 걱정스럽다.
그래도 ‘새벽은 오는 것’, 어쨌거나 정부 교체가 되는 날 왠지 대통령의 퇴임사가 몹시도 궁금해진다. 실패가 더 많다는 큰 흐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와대가 ‘온라인 백서’를 통해 5년간의 국정 운영 성과를 홍보한 것이다. 자화자찬의 ‘K방역’이 나올 것이라는, 참 서글픈 예상이 적중되고 말았다. 또 무슨 황당한 자찬이 나와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인가를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 그 전매특허인 ‘자랑 DNA’가 어디로 갈까만은-.
사실 초기엔 마스크와 백신 수입 문제로 혼란은 좀 있었지만, 의료진의 땀방울과 국민의 협조로 세계가 인정한 K방역을 이룩한 성과인데 의료진 등은 어디로 가고 ‘백서’라는 이름이 부끄럽다. 후안무치 아니면 정통 ‘뻔뻐니스트’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사망자만 470여 명의 기록도 나왔으니 인구 비례 세계 1위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성과’인가? ‘뻔뻔···’이 따로 없다.
또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이 코로나 시대에도 의미 있는 성과라 하더니 그도 모자라 경제대국이 된 것도 큰 성과라 했다. 이는 마치 대풍년을 맞은 들녘만을 보고 희희낙락하는 것과 같다. 그런 대풍을 맞기까지 피땀 흘린 농부는 남의 일이고 오로지 열매(결과)만 보고 희색만면에 취하는 꼴이다. 애써 지어 논 밥솥에 숟가락만 드는 꼴이다. 잘 살아보자는 온 국민과 50여 년 간의 산업화로 이룩한 성과를, 그야말로 세계인이 칭송한 ‘한강의 기적’을 겨우 5년 흥청(?)거렸다고 자랑하느냔 말이다. 한다는 게 모두 실패와 오류와, 독선과 오만 투성이었다.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오로지 국익보다는 ‘입신양명’에만 몰두해놓곤 말이다. 정말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었다.
이런 분란 중에 어느 날 신문엔, “어쩌다 대통령 된 윤석열”이 나왔다.  요지(要旨)는 어쩌다 됐으니 잃을 게 없다는 거였다. 지지(투표)해준 빚 갚으라는 민노총, 교육하향평준화(사이비)의 전교조, 민주주의를 참칭(僭稱)하는 참여연대(해방전후사의 인식) 등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예사로 부정해 왔으니, 이를 혁파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었다. 준엄한 경고였다.    <끝>

* 사외(社外)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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