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1) 방울에 어린 대가야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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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단편소설(1) 방울에 어린 대가야의 혼

박진경(일러스트, 웹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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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일러스트, 웹툰 작가)

 

 

방울에 어린 대가야의 혼

 

 

나는 아직도 그게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누군가 물어본다면, 내가 죄다 몸으로 겪었던 일이니 믿어 달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용기는 없다. 그런 소릴 했다간 잘해 봐야 꿈을 꿨나보다 소리나 들을 테고, 심지어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는 그 일에 있어서만큼은 부모님에게 조차도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걸 스스로에게까지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난 미치지도 않았고, 꿈을 꾸거나 환상을 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의 생생했던 체험이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곳에 기록을 남겨둔다. 꿈도, 환상도, 내가 잘못 본 것도 아니라면 그건 도대체 뭐였을까?
이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지구를 점령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마치 찜통 안에 넣어져 산 채로 익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만큼 더운 어느 날이었다. 나와 우리 반 애들은 견학지를 향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전신을 덮쳐오는 아스팔트 위의 뜨거운 기운에 차례로 기함하며 한 명씩 차에서 내렸다.
그날의 견학지는 대가야생활촌이라는 곳이었다. 참고로 나는 당시에 대가야라는 나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그건 우리 반 애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버스 안에서 약간의 설명을 들었지만, 그게 어느 먼 과거에 존재했었던 나라라는 이야기에 우리는 집단으로 모든 흥미를 잃고 말았다. 현재도 알쏭달쏭한데 몇 천 년 전의 과거라니, 너무 막연해서 궁금증마저 일지 않았다.
살갗을 달구다 못해 지질 기세의 땡볕 때문에, 우리를 인솔하던 선생님은 모두를 뛰다시피 서두르게 하여 대가야생활촌 안으로 입장시키셨다. 허둥지둥 들어서면서 대충 훑어본 대가야생활촌의 인상은 옛날식 건물이 즐비했음에도 왠지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단정하고 정갈한 인상이었던 것 같다. 애들은 덥다고 투덜거리며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뭐 이렇게 커. 이 땡볕에 여기 다 돌아보다간 줄줄 녹겠다.”
어느새 양산을 꺼내 쓴 선생님도 더웠는지 손부채질을 하며 애들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자, 한 줄로 서요. 떠들지 좀 말고. 자꾸 그렇게 질서 없이 굴면 실내에 들어가는 시간은 점점 늦어져요. 이 안에서는 짤막한 애니메이션을 볼 거래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한없이 지루한 다큐멘터리라 해도 상관없었다. 한시바삐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을 것 같은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무덤처럼 생긴 등성이 안에 지어진 현대식의 건물 출입구 앞에 냉큼 줄을 섰다.
“어우, 살 것 같다.”
옷이 다 젖도록 땀을 줄줄 흘리던 몇몇은 건물 입장과 함께 탄성을 내뿜었다. 한숨 돌린 애들이 다시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하자 선생님이 더 큰 소리로 애들을 조용히 시키려 애썼다. 안내하시는 분도 팔찌를 나눠주며 애들의 목소리를 이기기 위해 외치다시피 말씀하셨다.
“하나씩 받아가서 저기 앞의 기계에 대고 이름 등록하세요. 앞으로 여기 둘러보는 동안 이걸 차고 다니면서 포인트마다 태그를 해야 해요.”
“개인정보 다 털리는 거 아니에요?”
“자기 이름 안 써도 돼요. 본인이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면 돼요.”
나는 팔찌를 기계에가져다 대고 조금 생각하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웹툰캐릭터의 이름을 입력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현민이가 말했다.
“또 듀코냐.”
팔찌에 이름과 나이를 등록한 후, 우리는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짧은 복도를 지나 상영관 같은 곳으로 향했다. 밀폐된 공간 안으로 들어서자 애들이 떠드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현민이가 내 옆에 착석하더니 폰을 꺼내며 말했다.
“이 화면으로 갈라파고스 TV 보면 오지겠다.”
“이런 데에 유튜브가 왜 나오냐.”
나의 핀잔에 현민이가 말했다.
“나올 수도 있지. 이 화면에 티라노사우르스 뜨면 나 저 무대 앞에서 셔플댄스 춘다. 진짜, 농담 아니고.”
“아, 시끄러 진짜. 조용 좀 해. 너 하도 떠들어서 머리 아프려고 그래.”
“왠 짜증이야. 짜증날 땐 이거지. 나와 함께~ 모든 것을 잊고~”
아닌 게 아니라, 옆에서 이상한 노래와 함께 뻘춤을 추는 현민이를 비롯해 다들 서로의 목소리를 이기려고 악을 쓰디시피 하며 떠들고 있어 현기증이 났다. 그래서 상영관의 불이 나가고 다들 일제히 조용해지자 머리가 아픈 것도 좀 가라앉는 듯 했다. 하지만 한참 지나도 애니메이션은 상영되지 않았고,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무슨 일이가 싶어 주위를 둘러봤지만 온통 칠흑같이 캄캄했다.
“강현민, 폰 좀 켜봐.”
나의 말에 현민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옆을 더듬어 보니 현민이가 없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나는 주위를 손으로 더듬다가 아무것도 잡히는 게 없어서 포기하고 가방에서 폰을 꺼냈다. 아무리 전원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아서 전원 버튼을 길게 눌렀더니 폰이 새로 부팅되었다. 배터리가 다 방전돼서 폰이 완전히 꺼진 건가 싶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배터리의 상태는 아침에 엄마가 100퍼센트까지 충전해 준 거의 그대로였다. 켜진 폰으로 주위를 비춰보니 상영관 안이 뭔가 원시적인 형태의 움집 같은 걸로 바뀌어 있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CG인가?”
이렇게까지 애니메이션이 고퀄리티일 필요가 있나 생각하며 나는 한동안 멍하니 움집을 둘러보다가 움집 입구를 내리덮고 있는 멍석 같은 걸 들추고 밖으로 나왔다.
“헐··· 퍼레이드야 뭐야···”
문밖에는 아주 옛날 배경의 사극에나 나올 것 같은 기묘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바삐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더니, 그 사람은 신기한 걸 보는 듯한 눈으로 나의 아래위를 훑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도로 갈 길을 가버렸다. 나는 선생님과 애들을 찾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해맸지만, 정상적인 차림의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몽땅 사극 복장이었다. CG로 이런 것까지 가능한지 잠깐 햇갈려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을 뭔가가 옥죄어 왔다.
“으악, 뭐머뭐뭐야!”
“···행색이 몹시 수상한 자다, 끌고 가라!”
나는 밧줄에 몇 겹이나 동여매어져 포박당한 채로 남자 어른들에게 끌려가며 외쳤다.
“아, 아파, 하지 마요, 왜 이러는 건데요! 선생님! 선생님! 쌤!!! 저 잡혀가요! 아, 어딨냐고요!!!”
그제야 나는 이게 CG도 퍼레이드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어딘지 감이 전혀 잡히질 않아 더럭 겁이 났다. 도대체 뭐하는  동네길래 옛날 복장을 하고 애를 밧줄에 포박해서 끌고 가는 건가 생각해 봐도 내 머리로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말투가 낯설기는 해도 말을 꽤 알아듣겠는 걸로 봐선 여기가 적어도 한국이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근데 무슨 한국이 이래?
“저기, 이거 너무 아픈데요··· 저 반팔 입었다구요. 따가워요.”
나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나를 연행해 가는 어른들은 못 들은 척 했다. 포기하고 얌전히 흙과 나무로 지어진 커다란 집 앞의 마당까지 끌려간 후, 나는 그들이 이끄는 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너는 누구냐.”
꿇어앉혀진 내 앞으로 누군가가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며 다가섰다. 나는 고개를 한껏 들어 그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수염을 기르고 무섭게 생긴 아저씨였다. 옆구리에는 기다란 칼까지 차고 있었다. 나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킨 후, 쉬지도 않고 뱉었다.
“저는 정광초등학교 4학년 3반 원준혁이에요.”
“···뭐?”
아저씨가 순간 렉이 걸린 것처럼 버벅거리길래 나는 다시 한 번 아까의 말을 되풀이했다.
“정광초등학교 4학년 3반 원준혁···”
“어디서 온 자냐!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목을 베겠다!”
“대···ㄷㄷ 대구에서 왔어요. 대구시 남동구 연천로 35-9 연천그린하이츠201동···”
“아저씨는 잠시 침묵하더니 검의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을 거두고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어린애 같은데 여긴 뭐하러 왔나?”
“전 그냥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자는 대로 견학을 왔을 뿐이에요.”
“···? 몇 살이지?”
“말했잖아요 4학년이라고.”
“네 살로는 보이지 않는다! 당장 사실을 고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11살이라고요!” 다급히 외치는 순간, 무서운 가정이 머릿속을 스쳤다. 4학년이라고 무려 세 번을 말했는데도 이 아저씨는 내가 몇 살인지 전혀 유추하지 못했다. 여기 설마 초등학교라는 것의 개념 자체가 없는 곳인 거야?
“저···아저씨, 하나만 알려주세요. 여기 도대체 어디에요?”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니.”
아저씨는 눈을 가늘게 찌푸리더니 잠시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여기는 주산이다.”
“주산? 산 이름이에요? 어디에 있는 산인데요?”
“진짜 여기를 몰라? 가라에서 주산을 모르는 자가 있다고?”
“가라···? 들어 본 적도 없는데··· 아저씨 저기, 혹시 지금 몇 년도에요?”
“년도라니?”
“올해가 몇 년이냐고요.”
“원호를 말하는 것이냐? 지금은 하경왕께서 붕어하신 지 7년째가 되는 해이다.
“···네? 왕이 붕어···? 뭐가 뭔지···?”
“못 알아듣는 것이냐.”
아저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작게 한숨을 쉬더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아저씨들에게 말했다.
“아무리 봐도 너무 어린 데다 변변한 무기 하나 없고 차림새가 지나치게 가볍고 아는 것도 없어, 첩자 같은 위험한 인물은 아닌 듯하니 일단 오라를 풀어라. 허나 언행이 몹시 수상쩍으니 내가 직접 데려가 심문하겠다.”
“예.”
겨우 밧줄에서 풀려난 나는 까슬한 밧줄에 쓸려 빨개진 팔뚝을 매만지며 아저씨 옆에 바짝 붙어섰다. 그 아저씨가 줄도 풀어 줬으니 해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데다, 명령을 내린 걸로 보아 뭔가 높은 자리의 아저씨인 듯 해 이분에게 잘 보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아저씨,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내 이름을 묻는 연유가 무엇이냐?”
“계속 아저씨라 부르긴 그렇잖아요.”
“···”
“안 가르쳐 주면 멋대로 부를거에요. 덕수 아저씨 어때요?”
아저씨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한쪽 눈썹을 꿈틀했다.
“덕수 아저씨가 누구냐면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아저씬데요, 송이의 구름정원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송이네 옆집에 사는 아저씨에요. 말이 별로 없는데 송이를 잘 도와주고 수염이 부승부승 난 게꼭 아저씨처럼 생겼어요. 그 아저씨는 기계를 되게 잘 다루는데 아저씨는···”
“말이 왜 그렇게 많은 것이냐. 그리고 도대체 그게 다 무슨 소리냐.”
“아저씨 애니메이션 몰라요? 진짜 옛날 사람인 거에요? 유튜브도 안봐요?”
나는 문득 생각이 나, 매고 있던 크로스백에서 폰을 꺼냈다. 화면을 켜자, 아저씨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나와 화면을 번갈아 보았다.
“아저씨 스마트폰 없어요? 와이파이 되는 데는··· 분위기상 없으려나··· 이제 데이터 얼마 안 남았는데···”
“그것은 무엇이냐?”
“어 그러니까···”
“너는 어느 시대 사람인 것이냐?”
“예?”
“네가 말하는 것을 나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다. 너는 미래 사람인 것이냐?”
“어, 뭐야 뭐야!!! 여기 현대 맞네!”
아저씨는 나의 갑작스런 외침에 놀라 흠칫했다.
“데이터 터지잖아요. 에이 뭐야, 속았잖아. 근데 통신사가··· 이게 뭐야? 유엔케이엔오···, 어··· 언노운unknown? 맞나? 이게 어느 회사야?”
“무엇을 하는 것이냐1”
아저씨가 갑자기 나의 어깨를 확 끌어당기는 바람에 나는 폰을 떨어뜨렸다. 나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
“들켰으니까 이제 옛날 사람 코스프레 그만하라고요. 노잼이란 말예요. 애 하나데리고 이게 뭐하는 장난이에요.”
내가 다시 폰을 주우려고 팔을 뻗었을 때, 아저씨가 나를 대뜸 밀치고 폰을 주웠다.
“너는 이것으로 무엇을 하려고 했느냐! 바른대로 고해라!”
“왜 이래요!내 폰 줘요!”
“바른대로 말하기 전에는 아무···”
“아, 아저씨가 가라 어쩌라 하길래 그게 뭔가 찾아보려고 했단 말예요! 여기가 도대체 어딘지.”
“···이걸로··· 찾는다고?”
“아, 액정 깨질 뻔 했잖아요! 내놔요, 이리!”
“이 물건은 줄 수 없다!”
“아저씨 강도였어요? 와 완전 어이 털려, 어린애 걸 막 뺏어가.”
폰의 액정이 꺼지자, 그걸 들고 있던 아저씨가 화들짝 놀랐다.
“왜 이러는 것이냐?”
“뭐가요. 빨리 줘요.”
“아까는 빛이 났었다! 헌데···”
“시간 되니까 꺼진 건데 뭐래. 다시 켜 줄 테니 줘 봐요.”
아저씨는 나의 폰을 번갈아 바라보며 완강한 태도로 폰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 옆에 버튼 눌러 봐요.”
“버··· 뭐?”
“아, 그 톡 튀어나온 거 누르라고요.”
아저씨가 더듬더듬 전원 버튼을 누르자 폰이 다시 켜졌다. 아저씨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폰을 홀린 듯이 쳐다봤다. 내 폰은 잠금 설정을 안 해 둔 상태였기 때문에 아까 열려고 했던 구글의 검색창이 다시 떴다.
“아저씨, 진짜 그거 뭔지 몰라요?”
“···모른다.”
“그거 위험한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니에요. 정 궁금하면 한 번 갖고놀아 보세요.”
“갖고··· 놀아? 이걸?”
“이걸로 놀기도 하고 일도 하고 그러는 거에요. 잠깐만요. 아저씨들이 좋아할 만한 게···”
나는 아저씨에게서 폰을 건네받아 유튜브를 열었다. 유튜브는 정상적으로 추천 프레이 리스트를 토해냈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현대 맞잖아··· 참 나.”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이냐?”
“자, 시대에 왕창 뒤떨어진 아저씨, 봐봐요. 얘네가 뭘 하나.”
나는 유명 걸그룹의 댄스 영상 하나를 재생시켰다. 아저씨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부라리며 유튜브에 집중했다.
“이 안에 사람이··· 춤을···”
“아,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잠깐만요. 아저씨, 저랑 사진 찍어 볼래요?”
“사진?”
나는 잽싸게 유튜브를 종료하고 사진 어플을 열었다. 그리고 잔뜩 벙찐 아저씨와 따봉을 날리는 나를 찍었다.
“이거 봐요. 우리 모습이 여기에 담겼죠?”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그러니까··· 이게 나인 것이냐?”
“맞아요. 이 물건이 여기로 우릴 보고 화면에다 그대로 기록한 거에요. 이건.”
아저씨는 한동안 폰을 들여다보더니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이 물건은 위험한 것이다.”
“사진이 뭐가 위험해요.”
“군사기밀이나 적진의 상황 같은 것을 한순간에 기록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냐. 너는 여기에다가 대가야의 기밀을 담으로 온 것이냐?”
“아니, 그런 거 관심도 없고요, 일단 가라가 뭔지조차 모르거던요! 내가 지금 바라는 건 딱 하나에요. 지금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알아내서 빨리 집으로 돌아는 거에요.”
“너는 미래의 사람인 것 같구나.”
“통신사가 뜨는데 뭔 소리에요. 일단 엄마한테 전화해야겠어요.”
“전화가 무엇이냐?”
“여기 없는 멀리 떨어진 사람이랑 얘기하는 거에요. 아, 신호 간다.”
세 번의 신호 이후, ‘사용자가 일반적인 통화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시간대로 이동해 있으므로 강제 종료합니다.’라는, 듣도 보도 못한 음성 안내와 함께 전화가 끊어졌다. 몇 번을 걸어도 매한가지였다.
“···통화 안 되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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