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천화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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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천대유? 천화동인?

万 折(문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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万 折(문필가)

 

이른바 ‘고발사주’ 폭풍 중인데 또 터진 것이 ‘화천대유...’다. 대선이 가까워 오니 ‘여의도’와 ‘정치’에 기웃거리는 사람들의 동정(動靜)도 눈에 띈다. 이른바 ‘캠프’에 줄서기이다. 중진도, 정치 초년생도 줄서기 했다가 세 불리하니 취소하는 인사도 있었다. 좀 가벼운 처신이 안타깝다는 말이다. 지금 여당 예비경선이 결선투표 없이 현 1위가 대세로 굳어지는 듯하니(내 생각), 줄 잘못 선 이들은 어떤 심정일까?
대선 출마 예정자만 30여 명에 이르니 이런 현상은 뭐라 해야 할지 정말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만큼 ‘나라사랑’이 절절하단 말인가, 아니면 스펙 쌓기인가. 이도 아니면 대망(大望) 품은(?) 긴 여정의 시발인가?
캠프라 하니 1980년대 초중고 학생들과 성인들로 구성된 60여명의 축구클럽에 참여한 일이 떠오른다. 팀 리더는 목표를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으로 설정하고 지역사회를 사랑한 박민수라는 숨은, ‘나라사랑, 지역사랑’의 청년이었다. 이른바 ‘이름 팔이’와 ‘정치인’ 이정표(里程標)의 시발점인 ‘출마’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순전히 지역사랑뿐이었다. 순수한 그의 발상은 칭송 받을 만한 일이었다. 그곳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자도 정회원이었으며, 그는 인성 강의도 몇 차례 했다. 나는 회훈과 회칙을 만들고 행사 땐 ‘들은풍월’로 인성 교육이라고 어설픈 강의를 한 일도 있다.
성북구 정릉에 있는 정수초교 운동장을 사용했으므로 클럽명을 “정수스포츠캠프”로 했으며, 캠프 상징기도 제작하고 봄가을엔 3개팀을 만들어 리그전으로 친선경기도 했다. 그땐 시-구의원도 함께 뛰었으며 당시 이철 국회의원은 행사 때마다 축구공을 보내기도 했다. 그때 실력이 뛰어난 한 중학생은 어느 중학교가 픽업, 전학이 된 일도 있었다. 지역사회의 이목을 끌며 운영하다가 정확히 9년 만에 아쉽게도 해산하고 말았다. 
그 당시만 해도 ‘캠프’라는 용언은 대체로 생소했으며 일반적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박민수 리더는 그 용언을 쓰게 된 경위를 지금에 와서 물었더니, 해병대 복무 시 월남 파병을 갔고 파월 미군을 접하다 보니 그들이 쓴 말을 인용했다는 것이다. 경위 불문 그 용언을 썼다는 혜안(慧眼)이 놀라울 따름이다.
캠프 얘기하다 시국 얘기 하자니 생뚱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듣도보도못한’ 부동산개발업체가 국민을 분노케 하고 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으니 어쩌면 그렇지(생뚱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업체에 정치인들이 성향 따라 ‘어찌해야 내 정치인생 앞날이 밝을까’를 고뇌하고 ‘주판알’ 튕기며, 어느 캠프에 줄 설까를 저울질 하는 것이 ‘정치본색’이라 생각하니 좀 씁쓸하다. 게다가 그 사명(社名)부터가 화천대유(火天大有-하늘의 기운을 다 차지)와 천화동인(天火同人-천하의 인재들이 다 모여)이니, 거기 흑막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한마디로 요지경(瑤池鏡)이다.
물론 나는 사전적 의미밖엔 모르지만 아마도 이의 뜻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내 판단이다. 언론은 주역(周易) 64괘에 있는 전문 용어이며 인간의 길흉화복을 점쳐주는 역리(易理)라고만 하고 있었다. 심오한 역리의 뜻이 인간의 일확천금과 무한 욕망의 희화화(戱畵化)(?)에 오용이 되다니 그게 안타깝다는 말이다.
지금 이른바 ‘대장동 사건’이 온 정치판을 소용돌이치게 한다. 진영에 따라 각각 ‘게이트’라 하고 스포츠 경기를 방불케 하는, 상대방 약점만 캐내어 집중 공격하고 있다. 여기엔 여-야 가릴 것 없이 너무 얽히고 섥혀 내 짧은 식견으로는 그 전모를 알 수도 없다. 다만 부동산 투자액에 비해 그 이익이 1000배가 됐다 하니 3등시민으로서는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졸부들의 돈 잔치…?
더구나 나는 고지식의 대명사인 ‘남산딸깍발이’이니 더욱 그렇다. 월 고문료가 천오백만 원이라니 이게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건지 소시민으로선 말문을 닫게 한다. 그것도 서너 번 전화로만. 오죽하면 “화천대유 하세요”라는 웃지 못할 유행어가 나왔을까? 상실감과 무력감과 허탈뿐이다.
일파만파, 점입가경이 또 터졌다. 6년 근무에 퇴직금이 50억이란다. 그 아버지와 회사는, 국민정서에는 반하지만 법과 규정은 어기지 않았다고 후안무치 변명만 한다. 그는 현 대통령 아들에 혹독한 비판을 한 적이 있으니, 호사가들은 누워서 침뱉기였다라 비난하고 반시(返矢-되돌아온 화살)라 조롱한다.
상실과 무력감? 어…, 아니다! 참, 너(나)는 그들이 그렇게 학맥-인맥으로, 권력과 편법으로 삶을 누릴 때 뭘 했느냐고 반문하면 할 말이 없다는 말이다. 구태여 핑계를 대자면 나는 ‘가붕개’라 자위할 수밖에 없다. 또 있다. ‘용이 되려다 이무기가 됐다’는 것 말이다.
역시 ‘캠프’ 운운하다 화천대유를 일컫고자 하니 주제가 흐트러지는 것도 같다. 그러나 선진국 대열에 선 이 나라를 최소한 5년은 이끌고, 더 나아가 미래를 열어갈 정강정책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상대방 약점 찾기에다 공격과 비난뿐이며, 오로지 “표”와 “양명(揚名)”을 등가(等價)로 놓으려 하니 이를 질타하려는 것이 이 글의 요지이다.
또 특검을 하자고 하니 진영의 이해득실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야당은 그나마 내놓은 정책을 표절까지 했다하니 상대는, 공약을 무슨 특허라도 냈느냐 역공하고, 국가 기밀(작계 5015)로 윽박지르고---. 국민은 이런 저질 공방을 보고 싶지 않으니 격조도 좀 갖추라! 

 

* 사외(社外)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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