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올여름 폭염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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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벌써부터 올여름 폭염이 심상치 않다

최 종 동(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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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종 동(편집국장)

 

요 며칠 사이에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예년보다 늦게 시작한 장마가 사실상 끝남에 따라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여 코로나19 펜데믹에다 짜증이 배가될 전망이다.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이번 주말경 전국에 한차례 더 비가 내린 뒤 장마가 사실상 끝나고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보했기 때문이다.
폭염이 발생한 원인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고 중국내륙에서 발달한 티벳고기압이 더운 공기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대기층에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공기와 건조하고 뜨거운 티벳 고기압 공기가 밀려오는 것이다.
올여름 더위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올 장마는 이달 3일 중부와 남부·제주에서 동시에 시작했다. 지난달 말까지 한반도 상공에서 버티고 있던 찬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으면서 열흘가량 늦게 찾아왔다.
7월에 장마가 시작된 것은 1982년 이후 39년만이라고 기상청이 밝힌바 있다. 하지만 7월 둘째주 후반부터 한반도 주변에 있는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동서로 갈라놓으면서 비구름이 형성되지 않아 대부분 지역에 장마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지난 12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지난 13일 기상청은 “현재는 열돔현상‘이 나타난 상태는 아니라며, 그 이유로 대기 상층에 낮은 기온 공기가 남아 있어 열돔현상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했다.
기상청은 낯 최고기온이 32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다 오는 20일쯤부터 한층 강한 폭염이 몰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른바 ‘열돔(heat dome)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열돔’을 형성할 수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벳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강하게 발달해 예보대로라면 ‘지각장마’가 완전히 끝나면 1973년(6일)과 2018년(중부16일, 남부 14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짧은 장마철이 된다.
2018년 한반도를 덮친 사상 최악의 폭염도 열돔 때문이었다. 당시 장마가 16일만에 짧게 끝난 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벳고기압이 동시에 강력하게 발달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올해도 기압 배치가 2018년과 비슷하다고 한다. 한반도에 열돔을 형성할 수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테벳고기압 등 더운 공기 덩어리가 평년에 비해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
열돔은 더운 고기압이 대기 중에 자리 잡은 채 지표면 부근의 열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낮 동안 내리쬔 햇볕으로 닫힌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내리 누르는, 일종의 압력솥 같은 역할을 고기압이 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화된 탓에 열돔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최근 캘리포니아 등 미국 북서부는 최고 섭씨 50도 안팎을 넘나드는 폭염으로 정전과 산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평균보다 7~8도 높은 더위에 700명 넘는 인명피해가 났다. 밴쿠버 해변에서는 홍합과 굴 등 조개류가 뜨거운 햇빛 아래 그대로 익어 폐사하는 사태가 있었다는 언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쳐진 국민들의 어깨를 더위가 내리 누른다면 더욱 고단한 삶이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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