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발붙일 수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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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짜가 발붙일 수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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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민(고령군선관위 지도홍보주무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나오는 소설이야기가 있다. 바로 진짜와 가짜이야기이다. 흔히 아는 예로 동양의 옹고집전, 서양의 왕자와 거지, 최근의 사례로는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있다. 그중 옹고집전의 줄거리를 앞부분만 얘기하자면, 옹정 옹진골 옹당촌이라는 마을에 옹고집이라는 자가 살고 있었는데 이 자는 심보가 고약하고 인색하기로 마을에서 유명했다. 마을 사람들과 머슴을 못살게 굴고 심지어 팔십이 넘은 노모를 굶게 하거나 냉방에 넣고 돌보지 않았다. 이에 월출봉 비치암의 도승이 학대사라는 중을 시켜 옹고집을 꾸짖고 오라고 보내지만 학대사는 오히려 수모만 겪고 돌아온다. 도승은 이 말을 듣고 허수아비로 허옹(가짜옹고집)을 만들어 실옹(진짜옹고집)에게 보낸다. 허옹이 실옹과 똑같이 행동하자 가족들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하고 관청에 재판을 받으러간다. 사또가 족보를 가져오라고 해서 물어보니, 허옹이 더 잘 안다. 결국 진짜 옹고집은 곤장을 맞고 집에서 쫓겨나고 가짜 옹고집이 집으로 들어가서 가족들과 산다.
 이처럼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선거철 진짜로 둔갑한 가짜뉴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는 우리를 더 혼란스럽게 한다. 실옹과 허옹을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라고 가정을 하고 아내와 자식을 유권자라고 가정해보자. 실옹보다 더 실옹같은 허옹(후보자)을 아내와 자식(유권자)은 구별할 수 있었을까? 우리도 자신이 당선되기 위해 가짜뉴스를 등에 업고 위선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후보자를 구별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실옹은 나쁜 후보자이지만 현실에서 가짜뉴스에 속아 올바른 후보자가 당선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정보의 피해로부터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습관이 중요하다. 미국의 '팩트체크 사이트(factcheck.org)'에서 제안한 가짜뉴스 구별방법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실제 언론사에서 작성한 것이 맞는지 뉴스의 출처를 파악하라. 둘째 제목만 읽지 말고 끝까지 읽어봐라. 셋째 누가 쓴 글인지, 글쓴이는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작성자를 확인하라. 넷째 기사작성 날짜를 확인하라. 마지막으로 글이 충분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2022년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뿐만 아니라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치러지는 해이다. 벌써부터 대선후보적합도가 발표되는 등 선거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앞으로도 많은 정보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 정보는 가짜와 진짜가 섞여있을 것이고 유권자들은 이를 잘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먼저 가짜가 발붙일 수 없는 세상을 만든다면 진짜들의 선의의 경쟁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더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사외(社外)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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