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돌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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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돌바람

김년수(수필가/선산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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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년수(수필가/선산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

 

우리나라에는 24절기가 있다. 그 중 소설(小雪)은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는 절기를 뜻한다. 특히 소설이 다가오는 음력 10월 20일이 되면 바람이 세차게 불어 김포 사람들은 배를 운행하는 것도 삼가했다. 이 때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른다. 손돌바람은 김포시에 위치한 묘소의 사연과 관련이 있다. 소설에 부는 손돌바람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조선왕 인조는 청나라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피난을 왔다. 지금의 김포에 살던 손돌이라는 뱃사공이 인조의 뱃길을 안내해주었다. 그런데 광포진이라는 곳에 이르자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고 뱃길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이 때 손돌이 말했다. "바람이 불어 배가 흔들린 것이고 잠시 길이 막혀 보이나 이곳이 가장 안전한 길이옵니다." 하지만 인조는 이미 목숨의 위협을 느꼈고 손돌이 자신을 죽이려고 일부로 일을 꾸몄다고 분노하며 그를 처형할 것을 명했다. 죽기 전 손돌은 고려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뱃길 앞에 바가지를 띄우시고 바가지가 떠가는 대로 가시면 뱃길이 열릴 것입니다." 이 후 그곳, 뱃길을 몰랐던 왕의 일행은 그의 유언대로 배를 몰았고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했다. 강화도에 도착한 후 세찬 바람이 불어오자 손돌의 충정을 깨달은 왕은 크게 늬우치며 돌아오는 길에 김포시 덕포진에 들러 손돌의 무덤을 만들고 사당을 지어 그의 넋을 위로하였다. 이 후 사람들은 소설에 부는 겨울바람을 손돌바람이라 부르고 지금까지 김포시에서는 손돌의 기일인 음력 10월 20일에 그의 원혼과 뱃길의 안녕을 기원하는 손돌의 진혼제를 열고있다. 손돌바람에는 뱃사공의 충정과 넋을 달래는 후손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가 죽은 곳이 바로 지금의 손돌목이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가 죽고 나서 인조는 다른 뱃사공을 시켜 노를 저어 보게 하였으나 손돌과는 달리 그 뱃사공은 주위의 지형을 몰라서 우왕좌왕하면서 허둥거리기만 할 뿐이었고 배는 더 심하게 요동쳤다고 한다.
파랗게 안색이 변한 뱃사공을 보니 인조의 마음 또한 더욱 불안해지기만 했으며 인조는 아무래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손돌의 말을 떠올리고는 그 바가지를 물에 띄우고 그 바가지가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물살이 점점 세차게 배를 때리니 사람들이 저마다 죽는다고 아우성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바다 한복판이다 보니 별 다른 수가 없었다. 속는 셈치고 손돌의 말을 따라 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모두 죽든 살든 하늘의 뜻에 맡기기로 하고 이리 저리 물살을 이겨내면서 손돌의 바가지를 계속 따라갔다. 그렇게 거센 파도와 물살하고 싸우면서 불안에 떨기를 얼마 동안 반복하다, 마침내 바가지가 멈춘 곳에 인조 일행은 드디어 강화도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그때서야 손돌의 충심을 헤아리고 알게 된 인조는 그를 죽인 것을 애석하고 슬프게 여겨 눈물이 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한양으로 돌아온 인조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손돌의 무덮 앞에 사당을 세우고 제사지내게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손돌이 죽은 날에는 모진 찬바람이 부는데 이를 사람들은 손돌 뱃사공이 죽어서 그 원혼이 바람을 일으킨다 해서 손돌날이라 부르며 그 바람도 손돌바람이라고 불렀다.
지난 22일(일)은 24절기 중에서 20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소설(小雪)이다. 소설 무렵이 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하고 첫 눈이 내리는 등 첫겨울의 징후가 보인다. 또한 이 시기 쯤에 모든 농사일도 끝내고 김장을 담근다. 입동(立冬)과 대설(大雪) 사이에 드는 절기로 양력으로는 11월 22일경부터 15일 간, 음력으로는 10월 중순이며, 입동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즉 첫겨울의 징후가 보이는 시기로, 옛사람들은 이 기간을 5일씩 3후(三侯)로 구분하여, ① 무지개가 걷혀서 나타나지 않고 ② 천기(天氣)가 올라가고 지기(地氣)가 내리며 ③ 하늘과 땅이 막혀서 겨울이 된다고 하였다. 말 그대로 첫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이다.
이 무렵이 되면 모든 농사일도 끝난다. 타작한 벼를 말려 곳간에 쌓아 두는가 하면, 멍석에 무말랭이를 널거나 호박을 가늘고 길게 썰어 오가리를 만들기도 하고,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줄줄이 곶감을 매달아 말리느라 처마 밑이 온통 곶감으로 출렁이기도 한다.
소설 무렵에는 김장을 담그는 철이다. 소설에 해당하는 음력 시월 스무날 무렵에는 해마다 강하고 매서운 바람이 일면서 날씨가 추워지는데, 이 때 부는 강한 바람을 '손돌바람', 이 때의 강한 추위를 '손돌이추위'라고 한다. 이는 조선시대에 '손돌'이라는 사공이 배를 몰던 중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흔들리자, 배에 타고 있던 왕이 고의로 배를 흔든 것이라 하여 사공의 목을 베었다는 강화(江華) 지역의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소설에는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듯 기온이 뚝 떨어진다.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 밭에 심어 놓은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담근다. 이 무렵이 되면 모든 농사일이 끝난다. 논 가을갈이도 끝나고, 겨울농사인 보리나 밀, 마늘도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다 심어야 하니까. 농사철은 지났지만 논밭 뒷정리와 겨울나기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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