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성희
풀잎
가냘픈 풀잎이라 얕보지 마라
누울 때 눕고 설 때 설 줄 아는
내게도 지조가 있다.
밤에 내린 파편에 상처 난 몸에도
햇살이 내리면 진주가 되니
인연의 끈 참 질기기도 해라.
예쁜 꽃잎 바람 타고 낙화유수 춤출 적에
텅 빈 꽃술 알몸이 되었네.
벌거벗은 몸으로 동장군 맞이하니
이 또한 환희를 꿈꾸는 인고가 아니던가.
살 곳처럼 성이 나면 파란 하늘에
칼이 되어 춤을 춘다.
가냘픈 풀잎이라 얕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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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헐떡거리며
찾아온 너는
피하고 싶은
악마 같구나
너의 눈빛이
무섭게 보여
시원한 그늘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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