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나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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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수필나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수필가 김년수(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

유래 없는 온난한 겨울 기후 덕에 늙고 병든 사람 지내기 딱 좋은 겨울이었는데, 게다가 우수도 엊그제 지난 19일이었는데, 대구 경북지방에서는 코로나-19 전염병이 창궐해 얼어붙은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정국을 빗대어 요즘 정치 현실이 "봄은 오는가 하는데 봄이 아닌"(春來 不似春) 실상이 여실하다.


정치가 바르게 가야 모든 것이 바르게 돌아간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불 보듯 확실한 진리이거늘 프레임에 갇혀 움직이는 세력들의 정치적 꼼수는 망나니 수준이다.


입춘. 우수가 엊그제고 대동강물은 고사하고 한강은 아예 얼어붙은 적이 없는 2019~2020년의 겨울, 줄줄이 겨울 축제가 사라지고 업친데 덥친격 바이러스까지 기승하니 온전한 구석이 없는 대한민국에 봄이 왔다 할 건덕지가 있는가?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한 것이 전부로 "오랑캐 땅에는 화초가 없으니 봄은 왔어도 봄 같지 않구나" 라는 의미다.


상황은 도래하였는데 실정이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명 시구 이다. 왜 오랑캐 땅이라고 화초가 없으랴 마는 정 붙일 곳이 아니니 봄이 되어도 봄 같이 마음 설레임이 없다는 뜻이리라.


왕소군이란 여인은 한나라 원제 때의 궁녀로 당대 절세미인이었다.
원제(元帝)에게는 후궁이 많으므로 하나하나 여인들을 살필 수 없었으니 왕소군의 존재를 알 리 없다. 그래서 궁중 화가 모연수에게 여인들의 얼굴을 일일이 그려 바치게 하여 그중 미인을 골라 낙점하였다는데, 그래서 궁녀들은 모연수에게 뇌물을 주어 잘 그려줄 것을 부탁한다.
왕소군은 뇌물을 주지 않아 원제의 맘에 드는 초상화가 될 수 없었으므로 간택 될 수 없었다.
마침 횽노의 호한야(胡漢耶)왕이 한나라에 미녀 공출을 요구하는데 궁에서는 당연히 얼굴이 빼어나지 않은 왕소군의 초상화를 보고 택하여 보내게 되었다.
소군이 떠나는 날, 왕은 소군의 모습을 보고 격노하여 모연수를 사형에 처하지만 이미 택한 소군의 명단은 뺄 수 없어 할 수 없이 호지로 시집을 가는데, 소군이 흉노 땅에서 한스러운 마음으로 고향을 그리워하여 읊은 시가 바로 상기 두 구절의 시구이다.


계절은 분명 봄인데 꽃샘추위에 체감으로 가시지 않는 찬 기운을 느끼면 이런 표현도 적합 할 것이며, 봄이 봄다워야 하려면 적기 얼음 풀리고 기름 같은 봄비가 내려 대지를 적시고 여기저기 꽃망울 터지는 소리 들려야 하는데, 정치가 발라야 정의가 서고, 건곤의 기운이 비로소 바르게 되는데, 그러고서야 만물이 봄 같다 할 수 있겠거늘 현실은 풀 바른 창에서 밖을 보는 느낌이다.


코로나19 변종 폐렴으로 떠들썩한 어려운 시기에 모두들 건강에 조심하면서 이월엔 기쁜 마음으로 봄마중 준비하시고, 그리고 우수쯤에 꽃샘추위가 오게 되고 잠시 굉장히 추운 날씨가 반복되지만 우수와 경칩이 지난 후에는 추웠던 날씨가 모두 사라지고 봄기운이 돌게 된다.


이제 진짜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끼게 된 것 같아서 굉장히 설레는 하루인 것 같다. 며칠 전에 내렸던 눈은 이제 봄을 맞이하기 전 마지막 눈의 인사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매일 기온이 상승하게 되며 곧 봄이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이제 꽃도 피어나고 개구리도 완전히 깨어나는 봄이 다가옴이 시작 되는 것이다. 정말 많은 분들이 봄이 오는 것을 굉장히 반갑게 느끼실 것 같은데 
올 해 겨울은 춥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운 계절이라고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가라않은 경기와 변종 폐렴 탓일 것이다. 하지만 곧 봄이 다가온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괜히 마음이 설레는 것 같다.
하지만 곧 봄이 온다고 해도 꽃샘추위도 있고 곧 일교차가 굉장히 큰 날이 올 테니 다들 옷 잘 입고 따뜻하게 몸 건강 챙겨야 한다.


* 사외(社外)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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