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마을 평생학습이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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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찾아가는 마을 평생학습이란?(2)

                          이 필 여

삼대1리 이장/마을평생학습  성산면지부장

 

<지난호에 이어>

 

저는 삼대1리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여 년간 반찬봉사로 마을회관에 갖다드리고, 우리 마을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갔습니다.


첫 수업에 책, 연필, 연필깎이를 받아서 들고 있는 것이 불편해 보여 가방 18개를 사서 가방 앞에 한글로 어르신 이름을 일일이 매직으로 적어서 선물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가 줄을 이었지요. 제가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면 그날 밤에 숙제를 다 합니다.


새벽 2시가 되면 잠이 안와서 숙제를 하니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온다고 하는 그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마을회관에서 고스톱을 치고 놀았는데, 한글을 배우고 나서부터는 고스톱 칠 시간이 없습니다. 공부를 해야지 하십니다.


그리하여 2017년 12월에는 고령군 마을평생학습 발표회를 하는데 삼대1리 어르신들이 아들한테 편지 쓴 것을 전시해 놓았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고 가슴이 찡하다고 하시며 삼대1리 한글 편지 정말 잘 쓰셨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많은 편지글 중 한 부분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들에게-


아들아 저녁 먹었나? 나도 저녁 먹었다.
밥 먹고 잘라카이 니가 보고 싶어 잠이 안 온다. 집은 편하나? 싸우지 말고 잘 살아라.
내일 회사 갈 때 차 조심해라.

- 성산면 삼대1리 엄마 오송선 씀 -

또 한 가지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한글을 배워 자기 이름을 문패에 새겨 집집마다 대문 앞에 달아드렸더니 어르신들이 여자도 문패다나? 옛날에는 남자만 문패를 달았는데….


두 내외 계시는 분은 두 분의 이름을 새겨 집 앞에 문패를 달아드렸지요.너무 너무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참 보람되었습니다.


문패 나무는 공사장에서 못 쓰는 나무들을 모아 리어카에 담아 옮겼습니다. 나무는 일일이 끊어서 깨끗이 표면을 손질하여 앞뒤를 닦아 글씨를 새기고 니스 칠을 하고 구멍을 뚫어서 대문 앞에 달았습니다.


그 이듬해에는 도비 6천만 원을 받아 성산면 삼대1리, 안어실, 기족리 3개 마을이 행복마을로 선정되어 3년간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삼대1리 마을은 한글, 편지쓰기, 시, 자서전, 연극, 솟대, 하모니카, 품바 각설이를 운영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고, 안어실 마을은 천연비누, 천연화장품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기족리는 깃발축제와 농악놀이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삼대1리 연극은 2017년 12월 11일 고령군 대표로 칠곡군 인문학 홀의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몸이 불편하여 세련되지 못하고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나는 연극이었지만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자녀분들은 꽃을 준비해와 같이 응원도 하였습니다.


삼대1리 솟대는 다산면 평생학습 축제 때 현장에서 체험도 하고 만들어 팔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마을평생학습을 통해 배우는 주민들은 너무 너무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옛날 새마을운동으로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사는 나라가 되었듯이 반드시 찾아가는 마을평생학습은 그 마을에 맞는 맞춤형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 늘 외롭고 소일거리가 없는 어르신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취미생활로 보람을 느끼며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소통하면서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마을평생학습을 통하여 병원에도 덜 가시고 외로운 마음의 병을 다 털어 놓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


저는 마을평생학습을 2011년도부터 하고 있고 지금도 추진하는 성산면 리더로서 우리 마을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한글을 배우니까 아는 게 있으니, 생각도 변하고 행동도 변하고, 인상도 너무 예쁘세요.
멋지십니다! 삼대1리 마을주민이 주인공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무엇이든지 내 것으로 배우고 만드십시오.


행복은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우리 마을에서 내가 먼저, 우리 마을주민이 스스로 만들어 가야 됩니다.


고령군의 찾아가는 마을 평생학습자 및 군민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멋진 인생, 배움으로 즐기고 늘 행복하십시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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