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동의 에세이- ‘욜로’시대, 재능까지 사회 환원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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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종동의 에세이- ‘욜로’시대, 재능까지 사회 환원이 바람직하다!

                                       최종동
                                   수 필 가
                              본지 편집국장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어 천지개벽을 했다는 표현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옛날 농경사회 때는 대가족 제도여서 자식을 많이 낳아 농사일을 돕게 했고, 그들이 커서 다시 부모를 부양하며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고 살았다.


그렇던 것이 시대가 완전히 바뀌어 스스로가 노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어찌 보면 그것이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기대수명이 엄청나게 연장되어 이제 100세 시대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어서 노후 준비에 대해 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개인에 앞서 국가 차원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때다.


먼저, 개인 차원에서 세 가지를 내려놓아야 한다.


첫째는 부동산에 대한 기대는 안 하는 게 좋겠다. 지금 세계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로 초저금리 시대를 맞고 있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는 어렵게 되었다. 물가 또한 저성장, 저소비에 따라 디플레이션 현상이 예상된다. 은행 금리 하락으로 이자를 받고 은행에 돈을 맡기는 시대에서 보관료를 내고 은행에 돈을 맡겨야 하는 웃지 못 할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둘째, 자녀들에 대한 기대치다. 속담에 품안에 자식이라고 했다. 30살이 넘으면 스스로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내보내야 한다. 자식에게 나의 노후를 맡길 수도 없고 자식을 늙어서까지 책임질 수는 더더구나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책임을 더 이상 질 수도 없고 자식에게 덕 볼 생각도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양쪽 모두 마음이 편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셋째, 자식에게 상속하겠다는 미련은 내려놓아야 한다. 물론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야 상속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행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접고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겠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자립심을 길러 주는 것이 진정으로 자식을 위하는 길이라는 예가 주변에는 얼마든지 있다. 대한노인회 기관지 ‘백세 시대’에서 얼마 전에 다룬 “대한민국은 지금 ‘욜로’ 열풍”이라는 기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있다.

욜로란 ‘인생은 한 번 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욜로족은 내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아낌없이 쓴다. 예컨대 모아둔 목돈으로 전셋집을 얻는 대신 세계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생활에 한 달 월급을 과감히 소비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욜로는 젊은 세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노인들 중에서도 자식 걱정 때문에 노후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대신 적극적으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렵게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넘겨주고 떠나는 것이 대한민국 부모들의 상식이자 문화였지만, 이러한 의식에도 서서히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생 아끼지 말고 다 쓰고 죽자’는 의미의 ‘쓰죽회“ 조직이 열풍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국적으로 상당히 성행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필자는 지금부터 수십 년 전인 젊은 시절 서울에서 병원사무장을 역임한바 있다. 당시 우리병원 원장을 포함해서 의사 10여명이 ‘쓰죽회’라는 모임을 결성해 매월 한 사람 당 50만원의 회비를 모아 당일로 다 써버리는 모임이어서 내용을 아는 주변 사람들의 빈축을 산 일이 있었다.


이 쓰죽회는 당시 일본에서 성행하기 시작해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그 후 지식인들이 먼저 흉내를 내다가 결국에는 수사기관의 안테나에까지 포착이 되어 급기야 해체되는 추한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쓰죽회’ 라고하면 내가 번 재산 내가 다 쓰고 죽겠다는 다소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내용을 알고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계층에 따라서는 바람직한 면도 분명히 있다.


즉 젊은 층의 쓰죽회는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뜻으로 집 장만 대신 여행이나 자기 계발에 투자가 목적이지만 노인 세대의 아낌없이 쓰는 쓰죽회는 차별화되어야 하겠다. 노인들이 다 쓰고 죽겠다는 것에는 재능도 포함되어서 젊은 세대의 쓰죽회와는 분명하게 차별화 되고 있다.

노인들이 생각하는 쓰죽회는 여행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등 재능 나눔 실천이다. 물질적으로만 다 쓰자는 것이 아닌, 세상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소중한 인생경험 모두를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남에게 베풀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어서 세간의 부정적인 생각과는 분명히 차별화돼야한다. 어른사회의 깊은 뜻을 젊은이들은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 프로필


서울 허곤신경외과 사무장
한국성씨총연합회 사무총장
백세시대(대한노인회 기관지)
대종회 담당 기자
성주신문 서울지사장
고령신문 논설위원
고령성주인터넷뉴스 편집국장
수필가, 고령문협 회원
대한웰다잉협회 고령군지회장(現)
주간고령 편집국장(現)
서울 국제문예수필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저서 : 삶이 녹록지 않더라,
        달빛여행(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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