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경(수필가)요즘 내가 좀 이상해졌다. 이런저런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이야기에 집중을 못하고 구석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숙맥같이 건성 따라 웃기만 한다. 몸은 모임의 공간에 두고도 생각은 읽다 만 글에 가 있으니 보나마나 내 눈빛도 허허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것이 중독현상인가? 모임이 길어지면 초조해지고 슬며시 짜증이 날 때도 많다. 이건 금단현상이 틀림없는데, 그렇다면 내게도 고지가 멀지 않는 것인가?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한 나는 요즘 학교와 도서관을 오가며 지낸다. 그러는 내가 심란해 보이는지 친구들은 ‘...
수필가 김년수(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유래 없는 온난한 겨울 기후 덕에 늙고 병든 사람 지내기 딱 좋은 겨울이었는데, 게다가 우수도 엊그제 지난 19일이었는데, 대구 경북지방에서는 코로나-19 전염병이 창궐해 얼어붙은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정국을 빗대어 요즘 정치 현실이 "봄은 오는가 하는데 봄이 아닌"(春來 不似春) 실상이 여실하다.정치가 바르게 가야 모든 것이 바르게 돌아간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불 보듯 확실한 진리이거늘 프레임에 갇혀 움직이는 세력들의 정치적 꼼수는 망나니 수준이다.입춘. 우수가 ...
정아경(수필가)서울을 다녀왔다. 여럿이 가는 것도 즐겁지만 혼자서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무리 속에서 정신없이 보내는 나날이 많다보니 홀로 열차를 타는 시간의 여유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해서 읽고 싶어 사두었으나 읽지 못했던 제법 두툼한 책까지 챙겨 밀회를 떠나듯 기차를 탔다. 열차는 생각보다 조용하지는 않았다.지인과 나란히 앉아 다닐 때는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주변 승객들의 담소보다는 규칙적으로 알리는 안내방송이 귀에 거슬렸다. 그것은 모처럼 내면이 안정되어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 들렸을 것일 수...
홍지만(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문재인 대통령이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면서 우한 폐렴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현장 악수도 재개했다. 이는 위축된 국민을 다독거리는 행보로 좋은 것이다. 그런데 의아스럽다. 겁낼 필요가 없다면 왜 마스크를 썼을까.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메르스가 한창이던 2015년 6월 당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메르스대책 특위위원장이었던 추미애 의원과 서울 의료원을 방문하며 마스크를 썼다. 당시 사진을 보면 의료원 관계자는 마스크를 벗고 설명했지만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오히...
김년수 (수필가, 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베트남과 북한의 축구 경기에서 베트남이 패하였는데도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동남아와 동아시아 대회에서 이전과 달리 상위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의 성적을 거뒀고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그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국가 대표팀 감독은 보통 자신의 나라 출신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자국에도 인재가 많기 때문에 굳이 외국인 감독을 찾을 필요가...
손성빈 고령군보건소, 공중보건의사2020년, 새해의 시작은 뜻하지 않은 복병과 함께 찾아왔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다짐을 각오하려던 그 시기에, 귀한 얼굴 보여주랴 가족과 함께 담소를 나누려던 설 명절 그 시기에, 한껏 부푼 마음 안고 친구들과 신년회를 약속하려던 그 시기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는 신종 감염병의 두려움에 휩싸여있다. 이 질병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28,346명과 사망자 565명, 대한민국은 확진자 23명, 검사결과를 대기하며 격리 중인 환자 169명1)에 달하는 수많은 환자를 배출한...
정아경(수필가)요즘 나는 아프다. 남편이 차려주는 아침밥을 심드렁하게 먹고는 침대로 돌아와 눕는다. 잠시 후, 커피와 책이 침대 여분의 공간에 올려진다. 방금 전까지 그가 누웠던 자리다. TV 리모컨까지 챙겨주는 것은, 책을 읽든 잠을 자든 푹 쉬라는 몸짓이다. 말이 생략된 그의 살뜰한 손길에 모처럼 충만한 감정의 늪에 빠져든다. 출근하는 남편에게 ‘수고해’ 라고 무심한 듯 답하지만 달려가 입이라도 맞추고 싶다. 침대 위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다니! 이런 호사가 없다. 혼자서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동안 나의 미련하고 아둔한 행동을 돌...
적십자회비 모금용지에도 일반 세금고지서와 마찬가지로 주소와 세대주 이름, 납부기간이 명시돼 있다. 연말연시만 되면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고지서가 있다. 바로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다. 대한적십자사는 12월부터 1월까지 두 달을 '집중 모금기간'으로 정하고 각 세대에 지로용지를 발송한다. 문제는 일반 세금고지서와 유사한 형태인 탓에 많은 이들이 의무납부로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십자사는 매년 연말연시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25~75세 모든 세대주 대상으로 발송한다. 그러나 아직도 동네 이·통반장이 지로용지를 배부 납부를 독려하는 사...
알라딘의 요술 램프를 연상시키는 커피점이 생겼다. 초록 바탕의 요술 램프는 아라비아를 연상시키고, 이국적인 것에 끌리는 나의 취향을 저격했다.그곳의 커피는 간판이 주는 이미지만큼 풍미가 좋았다. 그곳 커피는 나의 미각을 훔쳐버렸다. 한 번 빠지면 그곳만을 들락거리는 나는, 며칠 지나면 입 안에서 그윽하게 퍼지는 커피가 땡긴다.그날도 커피를 마시려고 그곳에 갔다. 주차를 하고 차 문을 여니 팔공산의 찬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했다. 입구로 동동거리며 가다가 나의 눈에 비친 풍경에 나는 얼음이 되었다. 멈춰 선 채 고민을 했다. 직진...
최 종 동 편집국장 십이지간 중 첫 번째인 ‘자’는 쥐를 가리킨다.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간 중 ‘경’, ‘신’은 하얀색을 의미하므로 2020년 경자년은 흰쥐의 해고, 쥐띠는 12띠 중 첫 번째 띠로 번영의 해이다. 승진이나 승급을 기대할 수 있다. 이 해는 잔병치레로 고통을 겪는 일도 거의 없을 것이며 예기치 않았던 성과를 올린다거나 금전적인 이득을 보는 해다.쥐의 습성을 알아보자. 쥐는 번식력과 먹을 복을 타고났다. 잡식성이라 못 먹는 음식이 없을 정도다. 쥐는 ‘미키마우스’, ‘톰과 제리’ 같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친근한...
김 년 수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위정자를 뽑는 21대 총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주요 출마예상자들은 국민의 소리를 대변하고 4년의 국정을 감시하게 되는 역할을 자기가 적임자라고 서로 야단들이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그동안 국회의원을 뽑아 여의도로 보냈지만 누구랄 것 없이 ‘그 나물에 그 밥’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도는 정치에 민감하고 땅의 도는 나무에 민감하다’ 했다. 나무는 땅이 있어 빨리 자랄 수 있듯이 사회를 바르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정치보다 더한 것이 없다는 말이다. 정치...
용시인·수필가 김 영 식의 꿈은 소원을 성취하는 길몽 중에 길몽이며 임진년 새해는 흑룡의 해로 육십년 만에 돌아온다고 한다. 용의 종류도 다양하다. 흑룡, 백룡, 황룡, 청룡, 그래서 용은 신비스러운 동물이며 12간지 중에 유일하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동물로 통한다. 용은 상서로운 동물로 신화나 전설 속에서 우리 인간의 정신과문화를 지배해온 상징적인 동물이다.용은 깊은 물에서 용트림하여 하늘로 치솟아서 비바람을 내리기도 하고 가뭄을 조성한다고 믿고 있다.용은 물과 불가분의 존재로서 물을 떠난 용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