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갑(시인·시조) 산자락 듬성듬성 구름 같은 풍경이다겨울은 서리 접어 고향으로 돌아갔고개풍을 첫 대면한 산수유가 병이됐다 뜯기고 할퀸 자리 흉터가 남았지만불면의 담을 넘어 봄볕을 만났을때수줍은 옷고름 풀어 감춘 속살 맡겼다 지난밤 둥근달이 놓고 간 흔적일까경칩의 노을 위로 환희의 아우성들활짝 핀 산수유 꽃이 징검돌로 앉는다.
시인 설화영 꽃 비 빗방울 방울방울꽃잎사이로삼동을 이겨내고봉오리 맺은 그 자리에눈부신 축복의 보석을 매달아준다꽃향기 흘러강물로 흐르고나는,꽃이 머금은 빗방울하도 예뻐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아 싱싱한 꽃잎 눈물 적신다. 작가 프로필KBS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정보시대’ 고령통신원 역임시낭송 출연고령문협 회원고령사무기 운영
곽도경(시인) 붉은 별이 있었네 겨울 애월통나무집 창가에먼나무 한 그루 홀로 서 있네 잔가지마다 별들을 매달고 휘날리는 눈발 다 맞으며 서서알 수 없는 신호들 쉼없이 날려 보내네 나무의 신호음들 수없이 몸을 들락거리며 마음을 스캔해 가는 동안나는 그저 속수무책 겨울 애원통나무집 창가에한 남자 홀로 서 있네 그 사람 당신 같아서가만히 다가가 등 뒤에서 안았더니발아래 수북 붉은 별이 지네 작가 프로필계간 ‘시선’으로 등단2018년 고령문학상 수상2019년 제5회 누리달공모전 대상 ...
시인 설화영 마알간 하늘 잠긴 옹달샘거기,내 모습이 일렁인다. 표정을 숨기고 쓰는 비밀스런 편지는나도 모르게 젖어있다. 넘실대는 욕심도 흘려보내고잔잔함 속 깊은 울림 같은성냄도 씻어버리고 개구리 첨벙되어 흐려진혜안의 어리석음도다시금 다듬는다. 그래야만, 물 위에 쓴 젖은 편지가저 강물에 닿아맑은 속삭임으로 반짝이겠지. 작가 프로필KBS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정보시대’ 고령통신원 역임, 시낭송 출연, 고령문협 회원고령사무기 운영
진금선(스토리텔링 동화연구가/시조시인) 먹구름 동그랗게 뜬 두 눈금세 감춰버린 꽃게처럼뭉게뭉게 놀던 새하얀 구름들이먹구름 온다고 꼭꼭 숨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다가오면새하얀 구름도하하 호호 같이 놀던 해님도금방 숨는다 자기랑 놀아주지 않고사라진 친구들이 미웠던 걸까한참을 미운 마음 빗방울로와르르 쏟아내면 놀아주지 않고 가버린새하얀 구름 대신꼭꼭 숨은 해님 대신 산과 들의 나무와 꽃들이환해진 얼굴로 방긋방긋 웃으며서운한 마음 위로해준다
叡松이용수 웃음 웃음은 이상해요,당신이 날 보고 웃으면당신이더욱 아름다워 보여요. 웃음은 이상해요,당신이 날 보고 웃으면나도 따라웃어 버려요. 웃음은 정말 이상해요,우리가 함께 웃으면하늘과 땅의 그 모든 것도다 따라 함께 웃어 주어요. 우리 늘 함께 웃어요,이곳이 천국(天國)이 되게.
시인·소설가 한현정 언덕 바람 부는 날소나무 아래에 서면걱정거리 먼 산처럼 작아진다.솜털구름처럼 가벼워진다. 울고 싶은 날바위에 기대앉으면괜찮다 괜찮다 선생님처럼 어깨를 두드린다.엄마처럼 감싸안는다. 동네가 내려다보이는작은 언덕 그곳에 가면풀잎을 스치는 찬바람의 숨결도 따스하다.새소리도 든든하다. 프로필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동시), 신춘문예 당선(소설), 아르코문학나눔 선정, 대구문화재단 개인창작기금 수혜, 동시집 ‘고자질쟁이 웃음, 후비적후비적’ 등
시인 유윤희 허 공 저기 작은 새떼도시의 지붕위에서 한바탕 어우러진다삼각형 빠르게 사각형또 순식간에 옆으로 일직선이 되어일제히 위로 치솟아 오르다 순간그중 한 마리 아래로 뚝 떨어진다 나머지 새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아래로 떨어진 한 마리저 혼자 열심히지붕 사이 나무 사이 오르락내리락또 사라진다. 텅 빈 공간 그대여아직도 터질 것 같은 이 가슴을 어찌하오.
시인 곽호영 관 계 서민횟집 수족관광어, 우럭, 참돔…사람들은 이들을 횟감이라고 부른다재수 없게 그물에 걸린 놈애초에 식용으로 양식된 놈들이관 같은 수족관에서 자신을 해체할주방장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살다보면우리도누군가의 처분만 바랄 때가 있다 작가 프로필월간 한비문학 詩 등단한국문인협회 고령지부 사무국장 역임시집-연꽃눈물
우담 김계수 무제 둥둥둥 북소리 울린다 못난 나를 버리고잘난 척 했던 나도 버리고 묵은 것, 낡은 것모두 다 벗고새날을 맞이하자 다 같이 숨죽여우주의 소리를 들어보자
시조시인 김성선 마음의 스크래치 병이든 봄이 가고 긴 장마로 여름 가고가을이 들자마자 들어 닥친 거센 태풍떨어진 사과를 쥐고 흐느끼는 아픔아 꽃 피던 그제 가고 뜨겁던 어제 가고포도밭 주렁주렁 그 날은 잠이 들어상처만 가슴에 가득 응어리로 뭉쳤네 다시 봄 꽃 가지에 손대어서 웃으리검은 날 손끝으로 밀어내고 긁어서밝은 해 하늘 가득히 밝히는 날 오리라 두 가지 맛 봄이다 진달래가 지천이데 뭐하노화전이 묵고싶다 하더니 안 오나열어둔 대문 꼭대기에 지는 해가 걸치었네 여름엔 수박 잘라...
春江 이종갑 캄캄한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우리들 가슴에 흔들리지 않는 촛불이 있다면아~아~~ 당신의 지친 어깨위로 壬寅(임인)의 밝은 해가 솟고 있습니다. 여명의 새아침이 붉게 타 오릅니다.새해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가 있는 해.좌익의 탁난으로 탁랑의 소용돌이가 된코를 꿴 황태와 과메기 같은 나라.이 난국의 극복은 우리의 몫입니다. 무엇이 허와 실인지 거울 속에 뒷모습을 살펴봅시다.헐벗고 배고픈 가난의 보리 고개를 면하자며개헌의 국민 투표가 있던 한 甲子前(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