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정시인·소설가 마음에도 메아리가 있나 봐요. 미워!구름 뒤에 숨어서누군가에게 말했더니 나도 너 미워!씰룩씰룩 화난 목소리천둥처럼 되돌아옵니다. 마음에는 정말 메아리가 있나 봐요. 미안해~~봄바람에게아주 조그맣게 속삭였는데도 나도 미안해~~햇살처럼 웃는 얼굴되돌아오니 말이에요.
어디로 흘러가나마음이 울쩍하다가을을 타는 건가 황혼길 문턱에서가을바람에 나뒹구는가로수 낙엽이나를 더욱 슬프게 하네 젊은 시절한 때 품었던 꿈여기까지 오고 보니 추억만이 허공으로 사라지네 혼자 울면서 왔다가여럿 울리고 가는 인생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생명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이성계가 지휘하는 군영에 물자를 납품하게 해줬다.고려는 왜적의 침입과 홍건적의 침입으로 어수선 했다. 백달원은 이성계의 군사들에게 전쟁 물자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성계에게는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뿐 비용을 요구하지 않았다.백달원은 이성계가 큰 일을 도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주위에 인재들이 모여들었고, 이성계는 그들을 포용했다. 이성계는 사람을 포용하고 있었다.“물자를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들었소, 그대가 아니면 이성계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오.”이성계는 진심으로 백달...
“나하고 장사를 하면 적어도 가족이 굶주리지는 않을 것이오.”“먹고 살게만 해 주신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걸인 남자가 벌떡 일어나서 대답했다.백달원은 자기집 옆에 움막 한 채를 짓고, 차득보 일가를 살게 한 뒤 그를 데리고 장사를 다니기 시작했다.차득보의 부인은 아내와 농사일을 하거나 허드렛일을 하게 했다. 그러자 아내가 불안해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아 백달원은 마음 놓고 돌아다니며 장사를 할 수 있었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백달원은 걸인들을 휘하로 끌어들였다. 흉년이 든 데다 관리들의 착취로 거리에는 굶어죽은 사람들이 가을 낙엽...
시인 정효영 윤리도덕 뼈에 사무치도록 살아오신 아버지구순을 바라보는 힘에 부친 육신기력도 가풍도 감당할 수 없어하루하루가 허무한 나날 조상도 뿌리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시대이대로는 조상님 뵈올 면목 없어절망을 끌어안고 야위어 가는 풍속 앞에죄인인양 하늘 향해 한 숨 쉬는 나날 삼강오륜 무색하고 장유유서 실종되고 스승도 어른도 상실되고 견공이 상좌시대.세월이 왜 이럴까 허망한 마음으로변방의 노인네는 말하고 싶다 동방의 백의민족너나나나 한 핏줄후손이라는 걸,
백달원(白達元)은 조선 보부상(朝鮮 褓負商)의 시조(始祖)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보부상(褓負商)이라 불리는 행상(行商)의 기원(起源)은 이미 고려사회에서 비롯됐지만, 전국적인 상인단체로 조직된 것은 조선 초기로 추정되고 있다.즉, 조선 건국 때 부상 단체인 부상청(負商廳)의 첫 5도도반수(5道都班首)가 바로 백달원(白達元)이기 때문이다. 조선 보부상단(朝鮮 褓負商團)의 시조(始祖) 백달원(白達元) 이야기를 이번호부터 연재한다. 살구꽃은 3월에 피고, 국화꽃은 9월에 핀다. 꽃도 피고 질 때를 아는데, 사내는 지루함과 고달픔을...
서상조(시인·소설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내게 더 이상 슬픔이 아니다슬픔도 주어진 분량이 있어사막의 물처럼 고갈 되었고시간은 무심의 눈빛처럼 싸늘하여네가 떠났어도 꽃들은 피었다 지고별들은 하늘에 오르는데 그러나 슬픔이 말라붙은 자리에도또다시 그 씨앗은 이끼처럼 질겨문득, 어느 여름날폭풍우처럼 일어나마음을 휘몰아치지만이 땅에는 떠나는 것이 너무도 많아예사로이 여겨야 될 것일 뿐 나는 오늘도 두 번 다시만나지 못할 것들을 스치면서너무 그리워하거나 슬퍼 말기로아프게 진화하고 있다.
착하게 살자며 여기까지 왔습니다.뜻있게 살자며 여기까지 왔습니다.잘살아보자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험한 고갯길, 가시밭길넘어지며 일어서며여기까지 왔습니다. 갈 길 멀어바라보니 저녁놀 탑니다.
미숭산 노을은서쪽으로 가는 그리움이다 쪽배 띄우며 노래하는 이승의외로운 풀벌레 날갯짓이다 미숭산 붉은 하늘은 별까지 걸어가는 적막이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추억을 데리고 걷는 허공이다 붉은 구름에 쌓인 어두운 산 그림자갈 길 바쁜 기러기 떼 하늘길이다
“여보세요. 전화 주운 사람입니다. …네. 편의점에서 주웠어요. 학생이랑은 이미 통화돼서 학생이 폰 찾으러 오고 있어요. 여기는 부천이에요. 좀 멀죠… 하하 제가 집이 부천이라 … 폰을 주웠는데 아무리 편의점에서 기다려도 안 오기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와 버렸네요. 학생이 오는 길에 지하철을 잘못 타서 천안 방면으로 가는 바람에 늦어졌다고 하네요. 원래 1호선이 헷갈리기 쉽잖아요. 부모님께 연락드리려고 해도 번호를 잊어버려서 연락을 못 했다고 만약 부모님 전화 오면 잘 좀 받아달라고 했어요. 슬슬 학생이 도착할 시간이네요,...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성가셨나 보다 꽃피는 봄 날 어머닌지팡이를 팽개치고훨 훨하늘로 날아갔다 송홧가루 날리는 오월드릴 수 없는 카네이션 구름꽃 한 다발당신에게 드립니다
박진경일러스트, 웹툰 작가 “처음 술 먹은 거지?”“응.”“근데도 토할 정도로 마셨다고?”승호가 다시 한 번 나를 힐끔 쳐다봤다. 나는 변명처럼 들릴 말을 주절거릴 수밖에 없었다. “말렸는데… 너무 급하게 먹더라고.”“솔직히 말씀하세요. 얘랑 무순 관계예요?”“…내가 오늘 얘 술 셔틀이야.”“예?”“술심부름 용도로 편의점 앞에서 다짜고짜 잡혔어.”“그래서 거절하면 될 걸 굳이 고딩 여자 애 술심부름 할 겸 해서 같이 마신 거예요? 애가 꽐라가 되도록?”“나 꽐라 아니야.”“응, 너 꽐라야.”“내가 먹고 싶어서 내 의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