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총소리도 조용해지고멀리서 포성 소리만 쿵쿵 들리는 오후 한나절더위에 시달리던 전우들에게 하얀 이슬비가 내린다 무거운 철모도 방탄조끼도 벗어 던지고 온몸으로맞이하던 하얀 정글의 이슬비…정글의 고요가 찾아오면 그리움이 쌓이는 젊은 날의추억들, 죽음이 무엇인지 두려움을 모르던 그때의그 기백들은 지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총알보다 더 무서운 고엽제를 온몸으로 맞으면서전우가 죽어가는 그 속에서 우리는 조국 건설을노래하였다 아프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외로움도 없는 날은우리는 얼마나 남았을까.서서히 죽어가는 우리들...
이종갑시인·시조시인 대 가 천 어디서 시작 되었나옥수(玉水) 같은 물빛이다무흘구곡(武屹九曲) 풍경지고 하(河)를 찾아 가는 길에양(兩) 남도(南道) 길 트는 회천교 교각아래 쉼표 찍으면 이천년 무딘 서정대가야 혼이 서린사요(史要)에 걸린 말씀 고분군(古墳群)이 얼비치고그 젖줄 대(大) 서사시(敍事詩)로 낙동강이 열린다 뭇별이 걸어가는한 떨기 묵란(墨蘭) 속을가야금 그 한가락 환청(幻聽)에 낭자(狼藉)하여왜가리 바지를 걷고 첨벙첨벙 춤을 춘다.
서상조서인·소설가 그때를 후회하시나요이젠 때가 늦어어찌할 수가 없지요때늦지 않은 그때가 있다면제대로 사랑할 수 있겠어요?……그렇다면 지금이 그때예요훗날엔 어차피 지금 이 순간을 그때라고 부를 테니까요지금, 사랑하세요다 뿌리치고이젠 자신을 사랑하세요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내 마음을 송두리째 맡기는 일이니자칫 껍데기로 남을 수도 있어요자신의 사랑보다 더 미더운 사랑은 없을 테니자신과 사랑을 나누세요후회 속의 그때도그렇게 보상 받는 것이에요 작가 프로필 2000년 ‘문예사조’시부문 등단2001년 ‘대구문학’...
이재천시인·한자지도사 우리집에는 19년간이나 우리 가족 곁에서 갖은 재롱으로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 해 온 애완견 우람이가 있었다.지금(2018년)으로부터 21년 전 둘째딸이 친구에게서 선물 받았다면서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일본산 수컷 강아지를 가져와 우리 집 식구가 된 녀석이다.요놈이 어릴 때부터 자태가 마치 진돗개 축소판이라 귀엽기 그지없고 또한 영악하여 가족들 중 자기에게 사랑을 더 주는 사람을 용케도 일아 둘째가 없을 때는 엄마에게 재롱을 피우다가 둘째가 퇴근해 오면 언제 보았냐는 식으로 쪼르르 둘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