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성희 풀잎 가냘픈 풀잎이라 얕보지 마라 누울 때 눕고 설 때 설 줄 아는내게도 지조가 있다.밤에 내린 파편에 상처 난 몸에도햇살이 내리면 진주가 되니인연의 끈 참 질기기도 해라.예쁜 꽃잎 바람 타고 낙화유수 춤출 적에텅 빈 꽃술 알몸이 되었네.벌거벗은 몸으로 동장군 맞이하니이 또한 환희를 꿈꾸는 인고가 아니던가.살 곳처럼 성이 나면 파란 하늘에칼이 되어 춤을 춘다. 가냘픈 풀잎이라 얕보지 마라. ////////////////////// 폭염 헐떡...
김상룡(수필가) 파트 현관문이 좀체 열리지 않는다. 지척에 혼자 사는 노모를 찾아뵙는 일이 가물에 씨 나듯이 하니 늘 죄지은 마음뿐. 며칠 사이 나는 비밀번호를 또 잊었다가 겨우 기억했다. 아들의 기척에 반가운 목소리가 베란다에서 들려온다. 옹기들을 무슨 보물단지 모시듯 정성스레 닦으시는 모습을 한두 번 봐 온 것도 아니지만 여전히 당신은 그 일을 할 때면 부처님의 얼굴이다.엉거주춤 고된 허리를 세운 당신은 “그래도 이놈들은 끝까지 나하고 같이 가네!”라며 숨을 몰아쉰다. 장독을 닦는 일이 힘에 부치시는지 잠시 의자에 기댄 채...
시인 유윤희 검붉은 노을 부서진 맹세의 파편사납게 심장에 박혔다 팔뚝에 펄떡이는 맥박을 느낄 때마다가슴속 저미는 아픔을 삼키며서러운 당신을 본다 그리움이 굽이치는 강물 위에검붉은 노을이 흐른다 노을보다 더 붉은 분노 속에당신과 내가 흐른다 처음 만난 곳으로 가자고 흐른다지금 가자고 흐른다 음습한 이성 나부랭이 없고허접한 인간들의 공허한 말 없는반짝이는 시간이 눈부시게 춤추는그곳으로 작가 프로필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유성철망 개비온산업 대표
시인 叡松 이용수 뜬구름 파아란 하늘에흰 구름들 모여흘러갑니다. 밀치며 당기며모였다 흩어지며 어디서 왔다가어디로 가는지 앞서거니 뒤서거니흘러갑니다. 강물은 흘러서바다로 가는데 구름은 흘러서어디로 가나요?
최근 정치권에서 발의한 포괄적차별금지법으로 인한 논란이 일파만파하고 있습니다. 국회통과를 온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 막아야 하는 이유 1. 이 법이 통과되면 전통적인 가정이 무너지고, 또 후손이 사라집니다. ‘남자 며느리, 여자 사위를 원하십니까?’ 2. 초·중·고등학교에서 동성애 성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안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학교의 교육과정에 동성애 교육과 동성부모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되어 학생들이 동성애자로 자라게 됩니다. 3. 이 법은 동성애자들을 양성하여 그들에게만 특...
경주역(驛) 시인·한문지도사 이재천 그 옛날경주역 앞에는 눈먼 장님 한분이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문호숫가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 봄날 한 신사분이 동전 몇 잎만 담긴 장님의 구걸함에일만원,오천원 두장을 넣고는큰 글씨로 이렇게 쓰고 돌아갔답니다. “봄이 와도 저는 꽃을 보지 못합니다.내 생애 단 한번이라도 봄꽃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라고……그 뒤 장님의 구걸함이 좀 넉넉해졌는지는아직도 알지 못...
장마비 시인·시조시인 春江 이종갑 세상의 뜻이려나 하늘의 뜻이려나억수 같은 장대비는 풀잎마저 찢어놓고그칠 줄 모를 장마에 할퀴고 뜯긴 산야 하늘도 묻어버린 내 삶의 터전위에시커먼 바위 하나가 우두커니 앉아있다구름을 곱하고 나누다 소수점만 남은 빗물 광화문 앞 시위대처럼 수마로 변하더니몽고인 침범 때 같이 흔적조차 쓸어갔네그립다 젊음의 태양 낭만의 저 바다가
우리는 너울 사이에 있다 정아경수필가 시골보다 도시가 좋다. 자연의 법칙에 충실한 시골은 일찍 어두워졌다. 어둠이 내린 시골은 공간이 넘쳤다. 난 그 텅 빈 듯한 공간의 여백을 채울 자신이 없었다. 상상력도 부족했고, 놀거리도 부족했고, 친구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도시는 달랐다. 해가 져도 환했고, 도로는 차들로 가득했고, 사람들로 왁자했다. 그 속에 서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히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완성된 것들 사이에서 나 역시 완성되고 있는 중이라고 쉽게 위안 삼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
돌아가는 길 서상조시인/소설가 한 세월을 다 채운 사람이돌아가셨다네요돌아서 가려면 살아온 만큼그 길이 멀 텐데요귀신 걸음으로 가도삼일장은 모자라겠네요어쩌면 돌아가다가첫사랑을 나누었던포플러나무 밑에 닿아서한참을 머무를지도 모를 일이지요돌아가는 길은 시간을 좀 더느긋이 해야 되겠네요돌아가면 모든 것이 끝인데길목마다 한 번씩 짚어 보고아기 때에까지 이르러다시, 어머니젖가슴의 포근한 향기도느끼고 갈 수 있도록시간을 조금은 더 줘야 되겠네요 서상조시인/소설가
최종동수필가/편집국장 요즘 들어 장례식장에 가는 횟수가 부쩍 많아졌다. 친구 부모님이나 내 주변의 지인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생로병사(生老病死),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천년만년 살 것처럼 의도적으로 죽음에 대한 얘기는 기피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것 세 가지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엄연한 철칙이다. 첫째 인간이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 두 번째 혼자 죽는다. 사고사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다음 마지막은 빈손으로 죽는다. 즉,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것, 이 세...
시인 김청수 공벌레 한 마리빌딩 길모퉁이 앉아 먹이를 이리저리 굴린다 잠시 바람이 쉬어갈 뿐 파지에 가려진 손수레공처럼 비틀비틀길을 피해 길을 간다 몸집보다 몇 배나 큰 먹이를 굴리며사막을 걸어간다 시인 김청수
성산면 어곡리 게이트볼장에서 지난 23일 동고령농협(조합장 권태휘) 주최로 게이트볼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게이트볼 대회는 동고령농협 조합원의 성산, 개진, 우곡 게이트볼 회원 6팀이 면별로 2팀씩 꾸려 게이트볼 동호인들의 화합과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개최했다. 김영신 성산면장은 이 날 행사에 참석해 “게이트볼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동호인들 간의 우의와 친목이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나아가 게이트볼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 면장은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