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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바람이 분다

기사입력 2024.03.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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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희.jpg

    이명희 시인

    (사)국제문인협회 회원

     

     

    살짝 바람이 분다

    살짝 볼 옆을 지나면서

    귓전에 이야길 한다

    곧 가을이 올 거라고


    살짝 바람이 분다

    가슴을 스쳐 지나면서

    찌는 더위가 갔듯

    곧 어둠도 지나간다고


    스치는 한줄기 바람이

    산 넘어 빗물이 되고

    고운 햇볕에 올라타

    나무의 등을 보고 있다 


    그대 향기가 되어 조용히

    걸어오고 있다

    수국 산내음을 한 아름 안고서


    살짝 바람이 분다

    슬퍼하지 말라며

    기쁜 날은 곧 온다고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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