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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만추

기사입력 2024.01.2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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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익 시인 홈피용.jpg

    <이문익 시인>

     

    노을에 젖은 황혼이

    어슴푸레 꽃 가람 물들이면

    소국의 짚은 향기 물결에 흔들리고

    갈잎 발자국 따라 흐르는 

    만추의 공허함이 

    바람도 없는데 파문을 일으킨다


    회상의 길목에 서성이던 가을은 

    갈잎 나룻배를 타고

    낯선 시침 따라 길을 떠나고

    일렁이는 적막 속

    달빛에 젖은 갈색 그림자

    스며드는 한기에 옷깃을 세운다


    뒤돌아보면

    신기루 같은 지난날들

    스러져가는 산 그림자에 묻고

    별이 피는 강물에

    노란 장미의 미소 지우며

    낙엽 쌓인 시간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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