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이 용 수
시인, 예비역 육군 소장
휴대폰
꼭 묻는다, “거기 어디세요?”
술집에 있을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꼭 묻는다, “거기 어디세요?”
하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여보, 거기 어디야?”
“아파트 정문에 다 왔어요.”
뒤돌아보니 저 멀리서
늙은 아내가 노랑눈펭귄처럼
뒤뚱두뚱 걸어오고 있다.
아름다운 저녁놀빛 한 아름 안고서
손을 들어 흔들며 서로 웃는다.
저승에 갈 때에도
휴대폰 하나만은 꼭
가지고 가야 하겠다.
게시물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