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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휴대폰

기사입력 2021.08.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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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수 홈피용.jpg

    이 용 수

    시인, 예비역 육군 소장

     

     

    휴대폰

     

     

    꼭 묻는다, “거기 어디세요?”
    술집에 있을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꼭 묻는다, “거기 어디세요?”
    하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여보, 거기 어디야?”
    “아파트 정문에 다 왔어요.”
    뒤돌아보니 저 멀리서
    늙은 아내가 노랑눈펭귄처럼
    뒤뚱두뚱 걸어오고 있다.
    아름다운 저녁놀빛 한 아름 안고서
    손을 들어 흔들며 서로 웃는다.

     

    저승에 갈 때에도
    휴대폰 하나만은 꼭
    가지고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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