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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열차

기사입력 2021.02.2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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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청수.jpg

    시인   김청수

     

     

    입춘열차

     

    매화나무 가지마다
    물 흐르는 소리 들리고
    멍울이 아기 젖꼭지처럼 부풀었다

     

    산기슭
    망개나무 덤불 속에서 어쩌다 마주친
    고라니 눈망울이 한층 맑고 깊었다

     

    산속 옹달샘에서 목 축일 때
    하룻밤 사이
    입춘의 달착지근한 물맛으로 변해 있고

     

    고령 장날 소구래 국밥집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겨울의 야윈 시간이
    피난민처럼
    입춘열차에 실려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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