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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噴水)

기사입력 2021.02.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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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혁 시인.jpg

    우상혁(시인)

     

     

    분수(噴水)

     

     

     

    엎드려
    낮은 곳으로만
    겸손히 흐르는 것을 거부하고
    무슨 분노인가
    무한 공간을 향해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야만 하는 숙명'

     

    형체조차 만들 수 없었던
    부드럽고 연약한 몸체
    얼마나 달구어지면
    강철처럼
    저토록 탄탄하고 강하게
    곧추세울 수 있는가

     

    그의 시선은
    오직 공중을 향할 뿐
    한 점 허공만 응시
    일직선으로 숨 가쁘게 솟구쳐 올라
    온전한 몸체로 직립
    절정의 순간을 기다려 지상으로 곤두박질
    포말로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
    홀로 견디면서

     

    기어이
    자신을 소멸시켜 완성하는
    저 애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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