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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년

기사입력 2020.12.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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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갑.jpg

    春江  이 종 갑

     

     

     

    내가 구름이었나 
    구름이 나였나
    흰머리 나부끼는 허공으로
    아~ 저녁 종소리
    매달지 않아도 될 등불 하나 걸어온다
    삭막한 거리에는 가난한 욕망들만 나뒹굴고
    곱하고 나누며 가지 사이로 흐르는 세월
    뜨겁던 또 한해는 바람을 등에 지고
    부탁의 그림 한 폭 남기고 간다
    허방세상 절룩이며 배알을 팽개치던 날도
    바람 울듯 흐느끼던 대쪽 같은 그런 날도
    낙조가 말아 가듯
    파리한 그 얼굴을 왜가리가 물고 간다
    쓸쓸하게 찔린 가슴
    희망으로 이어줄 그런 해는 어디 있나
    먼지 이는 세상을 시렁위에 걸어 놓고
    옷깃 펄럭이는 쓸쓸한 언덕
    누가 부는 트럼펫인지
    이별의 발걸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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