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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길

기사입력 2020.12.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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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조.jpg

    서상조<시인·소설가> 

     

     

    처음으로 가 보는 길이
    틀린 것만은 아닐 것이야
    어쩌면 그 처음의 길이
    보배로운 길인지도 몰라
    이제, 한 번쯤 멀리서 바라보는 거야
    그렇게 오래 멀리 있어 보면
    너의 몸짓 하나도 그리움 속에서
    열정의 사랑처럼 다시 절실해지고
    그저 느낌 없이 누렸던 일상도
    하나하나가 가치 있어지겠지
    우리는 너무 많이 부대끼며 살았잖아
    그 속에서 정이 든 만큼이나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죽여 가고 있었어
    넓디넓은 대지를 잠시 망각하고
    오븐 속의 팝콘처럼
    서로를 못살게 튀겨대고 있었던 거야
    이제 떨어져서 치유할 시간이야
    서로 떨어져서 그리울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야
    눈앞에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운명이란 이름으로
    인간을 옴짝달싹 못한 채 따르게 하는 것이
    신의 힘이라면
    우리를 몰고 다니는 저것도
    어쩌면 신이겠지

     

     

     

     

     

    ※ 고령문학 24집 코로나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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