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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역(驛)

기사입력 2020.08.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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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역(驛)

     

    시인·한문지도사  이재천

     

     

    그 옛날
    경주역 앞에는 눈먼 장님 한분이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문호숫가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 봄날
     
    한 신사분이
    동전 몇 잎만 담긴 장님의 구걸함에
    일만원,오천원 두장을 넣고는
    큰 글씨로 이렇게 쓰고 돌아갔답니다.
     
    “봄이 와도 저는 꽃을 보지 못합니다.
    내 생애 단 한번이라도 봄꽃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라고……
    그 뒤 장님의 구걸함이 좀 넉넉해졌는지는
    아직도 알지 못합니다.
     
     

    이재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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