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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인터뷰-김태준 고령소방서장> “기본에 충실한, 군민이 가장 신뢰하는 고령소방 실현”

기사입력 2019.08.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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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기자와 인터뷰 중인 김태준 서장 (왼쪽)​

    - 취임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대가야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에 재난업무를 책임 맡게 돼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소방서장은 군민들에게 소방서비스를 직접 실행하는 업무다 보니 긴급성이나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한 자리여서 더욱 어깨가 무겁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안전! 재난 안전은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할 사항이며, 더구나 ‘재난안전의 관리’는 특별한 사명감으로 임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고 포부입니다.


    저는 지난 7월 1일 제7대 고령소방서장으로 부임해 취임식도 생략한 채 곧바로 다수 인명피해 우려 시설을 방문하면서 첫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영생병원, 군립요양병원, 들꽃마을 등 우선 피난약자 시설에 대한 현지지도를 우선으로 하였습니다.


    복날은 사할린 동포들이 생활하고 있는 대창양로원을 방문해 입소 어르신들에게 과일을 전달하고 한 분 한 분에게 부모님을 대하듯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해 드리면서 마음 나눔 행정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116명의 직원과 함께 각자 맡은 재난업무 추진으로 ‘기본에 충실한 소방, 군민이 가장 신뢰하는 고령소방 실현’의 가치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지역 재난안전관리 기관의 최선봉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군민들이 더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상의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제도개선을 위해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의견 소통으로 ‘인명피해 Zero화 안전대책과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등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군민 안전에 중점을 두는 사항은?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 연이은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두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요양병원 등 다수 인명피해 우려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겠습니다.


    병원·요양병원·요양원 및 노숙인 시설 등 10개소에 대해 직접적인 현지 지도 방문을 통해 안전시설 취약요인 등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관계자들과 피난시설(미끄럼대) 설치 강화,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와 같은 외벽 마감 재료에 대한 개선 등 안전관리를 위한 개선책을 함께 모색하겠습니다.


    또한 다중시설 등 주요대상 16개소에 대한 집중적이고도 체계적인 안전관리, 교육 및 소방훈련과 시설개선 등으로 ‘안전한 고령, 살고 싶은 고령’ 조성을 통해 군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소방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2012년 2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중인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확대 보급을 위해서도 노력 중입니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불이 났을 때 연기를 감지해 주거자에게 신속하게 화재 사실을 알려 빠른 대피를 도와 인명피해를 방지하는 소방시설을 말합니다.


    고령군과 (주)유승, 다산일반산업단지관리공단, 한국도로공사, 한돈 고령군지부 등 여러 기업, 단체와 사회공헌사업 지원협약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필요한 단독주택 총 10,970가구의 약 38%인 4,200여 가구만 완료해 시행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가구에서 미설치로 인한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관기관, 마을이장 등 여러 기관, 단체 등을 통한 다각적인 홍보로 자발적인 설치를 독려하겠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900여 가구에 대한 설치를 완료했고, 9월부터는 차상위 계층 1,200가구에 대한 소방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주택화재 안전 기반을 구축하고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 소방공무원을 선택하신 동기가 있습니까?

    사실 특별한 동기는 없었습니다. 소방차가 지나가는 모습, 불이 났을 때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은 봤지만 소방공무원을 지원하기 전까지 119에 전화 한 번 한 적이 없었습니다. 작게나마 영향이 있었다면 부모님으로, 자라면서 “남에게 피해주지 마라”, 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의 좌우명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다.’여서 내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평소 정직하게 살아야 하며 법을 잘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IMF사태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염두에 두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의 신규채용은 없었지만, 공무원은 적은 인원이나마 뽑는 기관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말자’ 보다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는 소방공무원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됐고, 지금은 그 어떤 직업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제 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2008년 영주소방서에 근무할 때 생각이 문뜩 납니다. 어느 날 오후 4시경 소백산에서 폭설로 하산하지 못해 탈진한 요구조자 구조출동 지령을 받고 최선임으로 출동했었습니다. 시내에는 눈이 다 녹았지만 소백산 정상에는 눈이 허리만큼 쌓여 있어 밤 12시 경 1시간에 100여 미터 밖에 이동을 하지 못해 같이 출동했던 대원들과 패닉에 빠질 뻔 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당시 우리와 반대편에서 올라온 충북 제천소방서 직원들과 소백산에서 모닥불을 피워가며 칼바람을 이겨냈던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장비가 부족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완벽하게 산악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출동했기에 환경적인 변수가 있을 때는 작은 장비 하나라도 갖추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 뒤 소방본부에서 장비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개인안전장비나 구조장비에 각별히 신경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 군민에게 당부의 말씀은?

    먼저, 고령소방서 전 직원은 최근 복잡하고 다양한 재난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대응 기법을 마련하고 강도 높은 훈련과 다각적인 재난안전관리 강화 시책 추진을 통한 최상의 소방서비스 제공으로 군민들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3만3천여 군민 여러분께서도 장기공단 ㈜한영폭발사고(사망 2명)와 개진농공단지 3개 공장 화재 사례에서 보듯이 ‘재난은 언제, 어디서, 어떠한 모양으로 우리에게 갑자기 닥쳐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마음을 항시 가져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곧 다가올 추석 명절을 맞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통한 주택 안전관리 강화와 최근 우곡에서 무더위에 밭일을 하시던 분의 갑작스런 사고가 안타까움을 자아내듯이 햇볕이 강한 오후 시간에는 무더위 쉼터를 이용, 건강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들 주변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세밀히 살펴서 119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주저마시고 불러주시면 군민의 안전지킴이119가 즉시 달려가 군민과 함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군위군이 고향인 김태준 서장은 경산 경일대학교를 졸업하고 2001년 간부후보 공채 11기로 소방위로 첫발을 내딛었다. 영주소방서 방호구조과(소방경 승진), 포항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소방령 승진), 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소방정 승진) 등을 두루 거치고 이번에 소방서장으로서 첫 근무지인 고령소방서장으로 취임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슬하에 두 따님을 뒀다.

    끝으로 바쁘신 업무 중에도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군민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소방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리면서 인터뷰를 마칩니다. 

    최종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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