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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같은 나라 구하기 위해 일조한 게 평생의 보람

기사입력 2018.06.0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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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면 박곡리 호국 영웅 이문출 어르신

     

    ⃟ 언제 징집되셨습니까?

    전쟁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1952년 8월 내 나이 20세에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있을 무렵에 징집되어 훈련이래야 총 쏘는 법만 겨우 터득하고 전선으로 바로 투입되었다.


    1950년 6.25가 터지고 고향에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남들 틈에 휩쓸려 피난길에 올라 가창의 어느 산골짜기에서 피신하던 중 징집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마을의 몇 사람과 같이 징집되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한 친구도 있어서 전쟁의 참혹함이 오래도록 잊히지를 않는다.


    징집 당시 왼쪽 허벅지에 아픈 상처 때문에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이문출 어르신은 징집을 자원했던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먼저라는 애국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리라 쉽게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어떤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셨습니까?


    21사단 수색중대에 배속되어 고성, 철원, 한탄강 지역 등으로 이동하면서 사단 수색대의 정찰조 임무를 맡았다.


    수색대 정찰조라는 것은 최전방에서 적과의 마주칠 기회가 가장 많은, 어떻게 보면 가장 위험한 임무일 수도 있지만 전쟁이 한창인데 위험하다고 몸을 도사릴 여유가 없었다.


    전쟁에서 적군의 동태를 파악해서 사단 정보처에 보고하면 그것을 토대로 작전을 세우기 때문에 척후병의 첩보 수집은 가장 중요할 뿐만 아니라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임무다.


    적군의 침입이 예상되는 협곡에 소대장의 판단 아래 2~30여명의 부대원이 2명씩 조를 짜서 매복해 있다가 적이 나타나면 교전을 해야 하는 긴박한 순간을 많이 겪었다.

    ⃟ 적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에 무서움 못 느껴


    적군이 숨어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일단 대포 등 각종 화기로 쑥대밭을 만든 다음 그 다음 진격을 거듭하게 된다.


    적의 총탄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하진 않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문출 어르신은 물론 무서웠지만 적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이 있으면 무서움은 자연히 극복된다고 했다.


    또 한 가지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다. 전투 군인의 사기진작을 위해 적군 1명을 생포하면 거금의 상금과 1개월 휴가가 주어진다는 말에 미처 무서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며 웃으신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전쟁을 경험했고, 마지막에는 중부전선 1010고지에서 휴전 소식을 들은 후 군 생활을 계속하다가 만 5년 만에 이등상사(현, 중사)로 제대를 하고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 지금은 어떻게 소일하십니까?


    30대 중반에 3남 1녀의 자녀를 두고 부인과 사별하고 현재는 둘째 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다. 아들이 멜론 참외 농사(40마지기)를 하고 있지만 크게 도움을 못주고 있다.


    이문출 어르신께서 젊은 시절 고령군에서는 참외 농사의 선구자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사실이 일간지 신문에 대서특필한 기억도 있었다고 말씀 하신다.


    이문출 어르신은 마을 노인회장을 20여년 했고, 새마을지도자를 30여년 하면서 마을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배석한 나인수씨가 넌지시 밝힌다.


    3.2㎞ 마을길 포장 시에 어르신께서 추진위원장을 맡아 이장 등 몇 사람의 지도자들과 함께 출향인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여 당시로는 거금인 6,500만원과 마을노인회 200만원, 청년회 1백만원 등 총 1억 1천만원을 모금해 포장을 완공했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뜻있는 마을 사람들이 어르신의 그 공을 잊지 못해 추진위원장이었던 이문출 어르신에게 공덕비를 추진한다는 얘기에 어르신께서는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사양하신다.


    그 사업은 나 혼자 만의 공이 아니고 마을 이장을 비롯한 지도자들과 함께 칭찬 받아야 할 문제라고 강조 한다.

    최종동 기자 

    [이 게시물은 주간고령 편집부님에 의해 2018-06-28 11:52:48 특집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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