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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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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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청수

 

 

입춘열차

 

매화나무 가지마다
물 흐르는 소리 들리고
멍울이 아기 젖꼭지처럼 부풀었다

 

산기슭
망개나무 덤불 속에서 어쩌다 마주친
고라니 눈망울이 한층 맑고 깊었다

 

산속 옹달샘에서 목 축일 때
하룻밤 사이
입춘의 달착지근한 물맛으로 변해 있고

 

고령 장날 소구래 국밥집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겨울의 야윈 시간이
피난민처럼
입춘열차에 실려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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