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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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경주역(驛)

 

시인·한문지도사  이재천

 

 

그 옛날
경주역 앞에는 눈먼 장님 한분이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문호숫가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 봄날
 
한 신사분이
동전 몇 잎만 담긴 장님의 구걸함에
일만원,오천원 두장을 넣고는
큰 글씨로 이렇게 쓰고 돌아갔답니다.
 
“봄이 와도 저는 꽃을 보지 못합니다.
내 생애 단 한번이라도 봄꽃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라고……
그 뒤 장님의 구걸함이 좀 넉넉해졌는지는
아직도 알지 못합니다.
 
 

이재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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