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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서상조<시인/소설가>
한 세월을 다 채운 사람이
돌아가셨다네요
돌아서 가려면 살아온 만큼
그 길이 멀 텐데요
귀신 걸음으로 가도
삼일장은 모자라겠네요
어쩌면 돌아가다가
첫사랑을 나누었던
포플러나무 밑에 닿아서
한참을 머무를지도 모를 일이지요
돌아가는 길은 시간을 좀 더
느긋이 해야 되겠네요
돌아가면 모든 것이 끝인데
길목마다 한 번씩 짚어 보고
아기 때에까지 이르러
다시, 어머니
젖가슴의 포근한 향기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시간을 조금은 더 줘야 되겠네요
서상조<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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