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수필나라> 선생님이 회초리를 들게 하라

기사입력 2020.07.03 21:53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김영식<시인·수필가>

    道 吾 善 者는 是 吾 賊이요 道 吾 惡 者는 是 吾 師니라


    나에게 착하다 말하는 자는 곧 나의 적이요, 나의좋지 못한 점을 꾸짖는 자는 나의 스승이니라.

    우리의 전통 교수법은 잘못을 꾸짖고 나무라며 회초리로 훈계했다. 때리지 않는 교수법은 영국의 교육에서 나왔다.

    성균관 산하 명륜당과 서당에서 가르치는 훈장님의 회초리는 호랑이 같이 무서운 존재로서 스파르타식으로 교육함으로서 학문과 인격형성에 이바지하였다.
    조선 중엽에는 퇴계 학파나 남명 학파가 조정의 인재 절반은 영남 학맥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그 다음은 기호 및 호남 학파가 명맥을 이었다.
    요즘 학교 폭력으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으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오면서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서 교권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대구 북구의 한 고교에서는 보충 수업 중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압수당한 남학생이 여교사를 흉기로 위협한 일, 대구 동구 모 중학교 3학년인 B군이 담배를 갖고 등교하다 교감선생에게 들켜 압수당하고 꾸지람을 듣자 욕설과 함께 교감선생님을 폭행한 사건, 당시 B군은 “내 돈 주고 산 담배를 왜 빼앗느냐”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형사고발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권을 침해당하는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본다. 한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면 주위학생들은 마치 동조하듯이 웃으며 지켜보는 일들이 허다하다고 한다.
    또 한 학생은 선생에게 매를 맞았다고 하여 아버지가 찾아가서 반 학생이 지켜보는 앞에서 선생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불미스런 사건이 한 두 번이 아니게 잊을라하면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지금 학교 현장에는 학부모의 위세가 교권의 당위성을 넘어서 폭력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그 원인은 가정마다 자녀의 존재가 상전이 되어 자녀 떠받들기가 급급하다.
    지금 학생의 존재가 금이야 옥이야 키운 귀하신 내 자식이니  매 맞는 교사를 존경할리 만무하다. 학부모들이 선생을 무시하니 학생이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을 존경할 수가 없다.
    미국의 한 사례를 들어보자. 어느 대통령 가정에 초등학교 교사가 가정 방문을 하였다. 대통령인 아버지가 정문에 나가서 정중하게 마중하고 거실에 와서는 선생님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아버지를 보고는 자녀가 느낀 것은 대통령인 아버지가 제일 높은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었다고 한다.
    요즘 선생님들은 교내에서 잘못하는 학생을 보고도 애써 외면해버린다고 한다. 괜히 나섰다가 대들거나 학부모가 항의하면 골치만 아프기 때문이다. 학생이 수업시간에 잠을 자도 깨우지 않으며 장난을 쳐도 모르쇠로 넘긴다고 한다. 사람 되기를 가르치기 위하여 회초리를 들었다가는 화를 자초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자살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것도 교권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학생 99%는 보복이 두려워 교사에게 고충을 털어놓고 상담을 하지 못하고 상담을 해봤자 선생님은 힘이 없어서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교 폭력은 내 자식이 귀한 줄만 알고 교권을 무시한 학부모들의 부메랑 효과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생님의 권리를 무시하고 빼앗아 갔기 때문에 그 피해가 내 자녀에게 돌아오고 있다. 옛 성현들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고 했는데 거기까진 못가더라도 스승을 아버지 같이 여겨 말을 충성되게 행하고 돈독히 함으로서 교권이 바로 세워지며, 교권이 바로 설 때 학교 폭력도 줄어들 것이며 인성 교육도 바로 설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부터다. 선생님에게 회초리를 들게 해 내 아이들을 바른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학원비 덤으로 주고 입으로 달달 외우는 입시 위주 공보하다 보니 인성교육은 멀고 인격 형성에도 폭력이 먼저 독버섯처럼 만연해버렸다.
    가정에 孝 없이는 나라에 충성(忠誠)도 없다. 선생님에게 회초리를 돌려줌으로서 교권을 바로세우고 폭력 없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함으로 가정의 행복도 약속할 수 있다.
    학교 선생님에게 회초리를 들게 하자.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