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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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김년수(수필가, 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

나는 지금껏 내가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 또한 어느 순간에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내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았는지 되새겨보게 된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끼어들거나 말을 끝맺도록 강요하지 않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한다. 즉, 상대방의 말에 성급히 자기주장을 표시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생각을 모두 듣고 판단하는 것이 귀 기울이기의 정석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일, 나만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주는 일. 항상 나 자신에게 주지시키는 말들이지만 막상 나도 이 둘은 잘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더 잘하지 못한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은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에서 나온 성어로 중국 명나라 말기 인생의 처세를 다룬 책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남을 대하기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할 때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진다’라는 뜻이다. 이런 말이 후세에까지 회자 되는 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반대로 언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너그러우면서 남의 실수에는 비난을 하는 것일까? 그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그래야 내 맘이 편안해진다.
또한, 내가 실수했을 때는 분명하게 그것을 인정하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는 자신을 성공하게 만들 것이며 문제가 생겼을 경우 오히려 쉽게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꿀 한 방울이 쓸개즙보다 더 많은 파리를 잡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마음을 활짝 열고 끈기 있게, 부드럽게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상대방의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자. 인간관계에서 성공은 바로 이렇게 작은 마음가짐에서 시작될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자. 만개한 꽃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랑은 기다리는 일이라고 한다. 사랑이란, 그 사람만 생각나고 그 사람 생각만 하면 행복하다가도 슬프고, 아프고, 기쁘다가도 괴로운 것이라 했다. 그리고 사랑은 기다림이다. 아픔과 기다림과 그리움 끝에 오는 열매이다. 이 봄, 화사하게 온 세상을 덮은 꽃들은 지난날 하염없이 퍼붓는 소나기와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 매서운 한파를 견디어 낸 기다림의 아름다움이다.
타인에게 아름다운 봄바람처럼 다가서는 일중에 먼저 좋은 인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한 카피라이터 정철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뒤에 숨어 그 누군가를 비난할 때 인상을 찌푸린다, 남의 말을 끊어가며 논쟁할 때 인상을 찌푸린다. 그리고 내 입이 아니라 남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와 내 귀가 듣게 될 때도 똑같이 인상을 찌푸린다”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 같다. 남에게 모진 말을 해서 상처를 주는 일은 결코 나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은 아니다.

* 사외(社外)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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