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녹봉은 국민의 기름과 피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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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녹봉은 국민의 기름과 피땀이다

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  김 년 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속성상 빈부차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빈부차가 극심하면 국민통합에 장애물이 되고, 범죄 유인 등 사회문제의 온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관리자 자녀는 절반이 관리자가 되고, 육체노동자 자녀는 25%만 관리자가 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소득분포 하위 10%에 속한 가구가 평균소득 가구로 이동하는 데 5세대가 걸려 OECD 평균(4.5세대) 보다 길게 나타났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은 오로지 두루 편안함을 복으로 여기기에  “국민은 가난을 근심하는 게 아니라, 고르지 아니함을 근심 한다”고 했다.
이런 현실에서 미국의 대표적 억만장자들이 자신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라고 자청했다. 신선한 충격이다. 이처럼 지도층이 솔선수범할 때 국민들도 하나가 된다. 질서와 도덕이 바로 서야만 계층과 지역, 남녀노소를 초월해 단합된 내부의 힘으로 사회 발전이 가능하다.


그래서 ‘맹자’는 “들어와선 부형을 섬기고 나아가선 어른을 섬긴다면, 몽둥이를 들고도 진나라와 초나라의 견고한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를 쳐부술 수 있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부와 권력, 명예는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지도층부터 기본을 세우고 원칙에 충실한 국가와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근본이 어지러운데 말단이 다스려지는 경우는 없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황제 반열에 오른 당 태종 이세민은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이세민은 우리 민족 국가인 고구려를 침략한 전쟁범죄자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를 칭송하는 목소리가 자자하다.


이세민은 “위로는 지시하는 임금이 있고, 중간에는 이를 받들어 다스리는 관리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따르는 백성이 있다. 관리들은 예물로 받은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고 창고에 쌓인 곡식으로 밥을 먹으니, 너희 봉록은 다 백성들의 살과 기름이다. 아래에 있는 백성을 학대하기 쉽지만 하늘은 속이기 어렵다.”고 했다.


성군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알고, 이를 제 때 실천해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면 성군이 되는 것이다. 말로만 백성을 위한다면서 뒤로는 부정축재를 일삼는 탐관오리들이 득실거리는 나라는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군주의 도리는 무엇보다 국민을 잘 보호하는 것을 우선한다. 만약 무거운 세금을 거둬 국민들에게 해를 끼치고 괴롭히면서 오히려 군주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긴다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떼 내어 자신의 배를 채우는 짓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비록 배가 불러도 자신의 몸은 망가지고 말 것이다.


사람이 자신을 해쳐 파멸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원인은 외부에 있지 않다. 모두 자신의 기호(嗜好)와 욕망을 만족시키려고 하다가 파멸의 재앙을 불러들였다. 입을 즐겁게 하는 맛있는 음식만 찾고, 듣고 싶은 말만 들어 귀를 즐겁게 하고,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할 때 그 오만은 끝이 없을 것이다.

* 사외(社外)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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