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표심, 동서로 쪼개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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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총선 표심, 동서로 쪼개진 대한민국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결론이 났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읽지 못하고 보수의 고정 지지층에 얽매여 있었던 게 페인이 아닐까 라는 분석이 나올만하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 이라는 강공책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가 오히려 야당의 호재를 무력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야당에서는 초기 방역 실패로 “초반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다.”고 정부·여당을 맹공 했지만, 표심은 그에 동의하지 않았다.


세계 11대 경제강국이 무색해진  ‘마스크 대란’에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는 야당의 호재였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는 미흡했다. 선거기간 중 시간이 흐를수록 외국의 여러 나라에서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우리나라 의료진의 헌신적이고 피나는 노력덕분에 확산을 늦출 수 있었던 것이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우호적인 표심으로 형성된 것이지 결코 정부가 잘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의사, 간호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확산을 방지하는데 크게 기여했음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선거 유세과정에서도 야당에서는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정권 심판론’을 줄기차게 부르짖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정쟁을 자제하고 함께 협력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당에 안정적 의석을 달라’고 호소한 것이 야당과 차별화로 선거전을 이어간 것이 유권자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보였다.
또한 공천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의 파열음도 야당에 우호적이던 지지층까지 등을 돌리는 역할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선거막판에 터진 김대호(관악갑)의 ‘3,40대는 무지하다. 늙으면 다 장애인’ 발언과 차명진(경기 부천병)의 ‘세월호 유가족 텐트’ 막말 논란이 수도권 접전지역에서 막판 부동심을 민주당 쪽으로 기울게 해 여론에 기름을 부은 요인이 된 것 같다.


또한 야당으로서 대안 제시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여 강공 투쟁으로 일관한 것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민심은 ‘정권 심판’보다 ‘국정안정’을 선택했다.


역대 정부 선거에서 영·호남의 상반된 갈라진 표심이 이번 선거에서는 색깔별 지도에서도 나타났듯이 미래통합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영남과 강원 등에서만 의석을 차지해 붉은색으로 물들였고, 수도권을 비롯한 충청·호남권은 파란색으로 도배해 뚜렷하게 색깔로 양분했다.
지금까지 영·호남으로 갈라졌던 지역 민심이 이제는 지역적으로 국토를 동서(東西)로 양분되고, 이념적으로는 보수·진보로 나라가 더욱 쪼개졌다는 우려를 대다수 국민들은 걱정한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는 지금까지 나름대로 거대 양당의 완충 역할을 했던 제3당의 몰락으로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야당에 당부한다. 지금까지 정부·여당의 실정이 물론 많았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번 선거의 민심에서 나타났듯이 ‘정권 심판’이라는 강공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민심을 읽었다면, 정부 정책에 발목만 잡는 인상에서 탈피해 정부에서 펴는 정책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강하게 어필하면서 대안 제시 등이 더욱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일 것이다.


정부·여당에도 당부한다. 선거 압승으로 자만은 금물이며 표정관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고 항상 움직이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처럼 어느 틈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초심으로 돌아가 선정을 베풀어 줄 것을 기대한다. 정부·여당에 반대했던 민심도 있다는 것을 항시 염두에 둔다면 답은 나와 있다.

최종동(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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