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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산책

주간고령 편집부 2019-04-14 (일) 10:42 2개월전 28  

        나무의 밤

 

                                           시 인  이  향

 


 비가 온다 헐벗은 숲으로 온다

 촘촘한 어둠 속에서 비와숲이 한 몸이다

 

 비 외에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는 듯

 

 어둠 외에 그 무엇도 없는데

 

 지금껏  삼켜온 빛을 다 토해내는지

 

 흰빛을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의 밤이다

 

 벌거벗은 몸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흘린 빛을 다시 주워담을 수밖에 없다는 걸 모르지

않기에

 

 나무는 빗속으로 희게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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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 시인은
1964년 경북 감포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착과를 졸업했다.
200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시집 ‘희다’ 와 ‘침묵이 침묵에게’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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